구자명(사진) LS니꼬동제련 회장이 26일 오후8시3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62세.
구 회장은 구태회 LG그룹 창업고문의 셋째 아들이다. 구자홍 LS미래원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이 형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 미국 조지워싱턴대 법과대학원을 졸업한 고인은 LG칼텍스정유 상무, LG상사 부사장, 예스코(극동도시가스) 대표 등을 거쳐 2009년부터 LS니꼬동제련 회장을 맡아왔으며 한국비철금속협회 회장과 주한칠레 명예영사 등을 지냈다.
구 회장은 앞서 지난 2월 말 10여년간 맡아온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 바 있다. 회사 운영 전반을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는 등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당시 그룹 측의 설명이었지만 건강상의 문제가 사임의 주요 배경일 거란 관측이 제기됐다.
구 회장의 재임 기간 동안 LS니꼬동제련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구 회장의 경영능력이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았다. 2005년 2조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2012년 9조원까지 늘었으며 영업이익 역시 매년 3,000억원 안팎을 유지했다. 구 회장이 전기동(Copper) 생산 경쟁력 강화와 함께 해외광산 개발, 리사이클링 사업, 희소금속 개발 등 사업 다각화를 진두지휘하면서 경영 성적 역시 상위권을 유지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건강 문제가 불거진 후 구 회장의 활발한 경영 행보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구 회장은 2007년 담도암 수술을 받은 후 1년간 건강 회복에만 집중했다. 그러나 2011년 재발로 두 번째 수술을 받았고 이후 정상적인 업무를 보지 못했다. 지난해 6월 구리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올해의 카퍼맨(The Copper Man of the Year)'을 수상했음에도 시상식에 아들인 구본혁 상무를 대신 보냈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2009년 이후 전체적인 경영 계획 수립과 방향 제시에만 관여하고 실질적인 업무는 전문 경영인에게 맡겼는데 구 회장의 건강과 관련이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라고 밝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