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8월 11일] 교통사고 사상자 절반 줄이기

20세기 들어 과학과 함께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인간이 같은 시간에 경험할 수 있는 범위가 확장됐다. 편리함과 신속성ㆍ이동성이 좋아지면서 시공간의 거리가 단축된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교통사고, 교통 혼잡, 대기오염, 환경파괴 등 삶의 질을 나쁘게 하는 문제들도 수반됐다. 특히 교통사고는 치명적인 인명 손상과 그로 인한 가족관계의 해체, 그리고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까지 초래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지난 1991년 1만3,429명에서 연평균 5%씩 지속적으로 줄어 지난해 6,166명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그러나 아직도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 수는 3.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1.5명보다 2배 이상 높다. 1980년대 후반 OECD 평균이 3.0명이었던 사실에 비춰보면 교통안전 선진국에 비해 20년 이상 뒤진 셈이다. 이는 과거 성장 위주의 정책으로 교통안전에 다소 소홀한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도와 법령도 국제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의 관심과 역할도 부족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교통사고 사상자 절반 줄이기’를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지금까지 추진돼온 정책과는 차별화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종합시행계획을 수립했다. 첫째는 민생 중심 과제의 최우선 추진이다. 어린이ㆍ노인 등 보행자 안전과 대규모 승객을 수송하는 버스 등 사업용 자동차의 안전도 향상을 우선적으로 추진, 일반 국민들이 정책효과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둘째는 교통 부문에서의 선진화인데 교통과 관련한 제반 제도, 시설 등 교통안전체계를 교통선진국 수준에 맞게 개선하는 것이다. 셋째는 정지선 지키기, 신호 준수 등 교통기초질서 확립을 위한 국민운동을 전개해 기초질서 의식이 생활화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도록 하겠다. 이 같은 계획이 5년간 차질 없이 추진되면 교통사고 사망자는 3,000명 이하로 줄게 되고 우리나라의 교통안전도는 OECD 국가의 평균 이상으로 개선될 것이다. 물론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중 물리적 피해액도 4조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5년 내 교통사고 사상자를 절반이나 줄인다는 것은 달성하기 쉽지 않은 목표다.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지자체ㆍ시민단체ㆍ언론, 그리고 국민들의 관심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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