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선물 트레이더의 심리가 주식시장을 급변하게 만든다」지수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주식투자자보다 주변정보에 민감한 편이다. 금리동향, 환율, 정부정책, 수출입동향 등 각종 지표의 움직임을 그때그때 매매에 반영한다.
정보가 종합되고 의미가 정확히 분석된다음 차근차근 반영되는 주식시장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매매결정을 수분 수초안에 내려야 하는 선물거래에서 정보에 재빨리 반응하는 것은 트레이더의 필수 요건이지만 때로는 지나친 점이 문제가 된다.
국내 주식시장이 선물시장의 과잉반응으로 흔들린 것은 올들어 한두번이 아니다.
지난 2월중 엔달러 환율이 하루 1~2엔씩 움직일때 선물가격은 1포인트 이상 오르내리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으며 이로인해 종합주가지수도 수십포인트씩 왔다갔다 했다.
일반 주식 투자자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민감한 선물트레이더의 심리를 「불안감수성」이라는 전문용어로 설명한다.
홍진표(洪鎭杓) 울산의대 서울중앙병원 정신과 교수는『몸에 조그만 이상이 생겨도 커다란 불안을 느끼는 경우를 「불안감수성이 높다」고 표현한다』며 『금융업종 종사자들의 심리도 이와 유사한것 같다』고 진단했다.
洪교수는『특정 지표에 천착해 작은 변화에도 극단적인 움직임을 나타내는 투자자들은 일종의 인식적 왜곡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이런 상태는 선천적이라기보다는 후천적으로 체득되는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국내 투자자들이 왜 이런 상태로 빠져들었을까.
우선 높은 레버리지 효과로 인해 조그만 변화로 큰 손해를 입을지 모른다는 우려때문이다. 실제로 선물·옵션투자자들은 하루에도 50%이상의 손실을 볼수 있다.
이와함께 지난해 한국 금융시장이 체험한 혹독한 시련도 큰 역할을 했다.
국가 부도위기, 엔달러 140엔대 등 각종 충격적인 사건을 겪다 보니 선물투자자의 불안감수성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제는 국내 주식시장의 불안정한 상태를 이해하기 위해서 증권시장의 제도변화뿐만 아니라 투자자의 심리상태를 아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강용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