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전통'쿠리야탐'서울로

산스크리트공연양식 국립국악원1,500여년전 인도의 전통 무용극 「쿠티야탐」을 원형 그대로 우리나라에서 볼수 있게 됐다. 「세계무형문화재 초청시리즈 2- 인도 최고(最古)의 사원무용극 쿠티야탐」. 6월 10~12일 서울 국립국악원 우면당, 토·일 오후5시, 월 오후7시30분, (02)525-2756. 「쿠티야탐」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예술공연으로 1,500여년전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원이 3,000~4,000년전은 족히 될거라는 주장도 있다. 합동이라는 뜻의 「쿠티(KUTI)」와 공연이라는 의미의 「야탐(ATTAM)」이 합쳐져 「쿠티야탐」이 된 이 사원극은 선과 악의 대립에서 선이 승리한다는 내용으로, 고대로부터 종교행사나 신들에게 바치는 공양의 하나로 공연돼 왔다. 지금도 인도에는 축제기간이 따로 있어, 연기자와 관객이 10여일을 밤낮없이 「쿠티야탐」을 함께 즐기며 신의 축복과 안녕을 기원한다고 한다. 인도 최남단 케랄라주에서 시작된 「쿠티야탐」은 고대 산스크리트어를 사용하는 연희라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지닌다. 산스크리트 공연양식의 원형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작품은 지구상에서 유일하기 때문에 세계가 그 예술적 가치를 주목하고 있다. 무용과 연극적 표현이 결합된 「쿠티야탐」은 일종의 무용극. 여기에 내면표현이 더해져 인도예술만의 독특함을 보여준다. 내면표현은 눈을 통해 이뤄진다. 부리부리한 눈은 주인과의 천변만화하는 심리상태를 자유자재로 표현해 낸다. 느릿느릿한 손동작과 몸동작, 시적인 운율을 담고 있는 산스크리트어, 당장이라도 튀어나올듯한 눈알의 움직임은 신비하게 어우러져 국내 관객들을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예술의 경지로 안내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무대에서 「쿠티야탐」을 공연할 단체는 쿠티야탐 전문 무용단 「나타나카이랄리」로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무용단으로 전통예술의 연구와 교육에 있어 도제방식을 고수하는 유일한 예술단체로 알려져 있다. 도제식 교육을 통해 나타나카이랄리는 케랄라지역의 전통예술인 쿠티야탐, 차키야르 쿠투, 모히니아탐, 나기야르 쿠투 등 소중한 인도의 무형문화 자산을 수천년동안 지켜오고 있는 것이다. 이 무용단은 82년 런던에서 열린 인도축제와 98년 스웨덴 스톡홀롬 오리온연극제 등에 참가하는 등 활발한 해외 공연활동을 펼쳐왔다. 이번 「쿠티야탐」 초청공연은 재단법인 한국예술종합학교 발전기금이 지난해 일본의 전통예술인 「노오가쿠」로 시작된 「세계무형문화재 초청시리즈」의 두번째 공연. 아시아 지역의 고대 무형문화재를 발굴·복원해 새로운 예술장르로 생명력을 되찾아주고, 우리나라를 아시아와 세계 예술의 중심으로 떠받쳐 세우려는 의도로 시작된 이 기획은 앞으로도 아시아 각지의 고대 예술을 찾아 나설 계획이다. 이렇게 포부가 큰 기획이지만 자금문제 등 어려움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도 하고자 하는 의지 앞에서 그다지 큰 장애는 못됐다. 무용평론가 한영일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사재를 털고 주변의 도움을 청해 지난해 무려 1억원 가까이 소요됐던 「노오가쿠」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러냈고, 올해 「쿠티야탐」도 직접 인도 현지까지 찾아가는 열성을 보이면서 결실을 보게 했다. 한해 한번씩 계속될 「세계무형문화재 초청시리즈」는 일회성 공연에 그치지 않고 아시아지역 예술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도 적지않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첫 무대를 장식했던 일본의 「노오가쿠」 공연팀은 이후에도 우리나라를 여러 차례 찾아와 세미나를 갖는 등 활발한 교류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 문성진기자HNSJ@SED.CO.KR 입력시간 2000/05/22 18:51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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