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주춤'… 한투·KB운용 '약진'

주식형펀드시장 재편 조짐
수익률 좇아 환매·갈아타기등 자금이동


국내 주식형펀드 시장 판도에 변화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펀드시장의 절대 강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반면 한국투신운용과 KB자산운용 등 2위 그룹 운용사에는 오히려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주춤하는 '미래에셋'=11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체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70조4,614억원ㆍ7일 기준)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자금은 25조1,158억으로 전체의 35.64%에 달한다. 지난해 초 40%대(39.46%)에 육박했던 것에 비해서는 상당히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미래에셋에 이어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 규모 2위인 한국투신운용의 전체 설정액이 7조3,511억원(10.43%)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여전히 국내 주식형펀드 시장에서 절대 강자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올 들어 자금 흐름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최근 주가 급락으로 저가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국내 주식형펀드에 자금이 유입됐던 지난 나흘간(3~7일)의 경우를 살펴보면 펀드시장의 심상치 않은 흐름을 읽을 수 있다. 3일 이후 나흘간 국내 주식형펀드로 4,397억원의 돈이 몰렸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는 811억원의 자금이 오히려 빠져나갔다. 이 기간을 포함해 올 들어 미래에셋에서 빠져나간 돈은 3조7,902억원으로 투신권 전체의 환매 자금(4조9,867억원) 중 76%에 달한다. 반면 국내 주식형펀드 운용 규모가 각각 2, 6위인 한국투신운용과 KB자산운운용의 상대적 약진이 두드러진다. 3~7일간 한국투신운용과 KB자산운용에서 각각 1,521억원, 477억원으로 가장 많은 자금을 유치한 것. 올해 들어서도 국내 주요 운용사 중 자금이 순유입된 곳은 한국투신운용(333억원)과 KB자산운용(1,047억원) 등 소수에 불과하다. ◇수익률로 재편되는 펀드 시장=최근 펀드시장 재편 움직임은 펀드별로 차별화되는 수익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운용 수익을 좇아 '펀드 갈아타기'나 환매 등의 자금이동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최근까지 자금유출이 이어지는 미래에셋운용의 경우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은 업계 하위권(에프앤가이드 기준 6개월ㆍ올해 초 이후 45위, 1년 36위, 2년 30위)에 머물고 있다. 반면 한국투신운용의 경우 내비게이터(2,087억), 한국의 힘(730억원) 등 주력 펀드들이 시장 벤치마크 대비 좋은 성과를 내면서 올 들어 꾸준하게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KB자산운용 역시 한국대표그룹주(918억원)와 밸류포커스펀드(404억원) 등이 시장 대비 우수한 수익률로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한 펀드 애널리스트는 "미래에셋 펀드들의 최근 2년간 수익률이 부진하면서 시황에 크게 구애받지 않던 적립식 투자자들도 납입을 중단하거나 운용사를 바꿔 타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반면 최근 운용성과가 우수한 중견 운용사를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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