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러시아가 밀 수출입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아시아 곡물시장의 판도 변화를 꾀한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주요 상사인 소지츠가 내년부터 러시아산 밀을 수입해 아시아 시장에서 판매키로 하고 러시아곡물협회와 이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곡물협회는 현지 주요 곡물 기업 500 개사가 가입한 러시아 최대 농업 관련 단체로, 외국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 최대 밀수입 업체인 소지츠 상사는 미국산보다 10~20% 저렴한 가격에 러시아산 밀가루를 수입, 일본시장을 필두로 싱가포르ㆍ인도네시아ㆍ태국 및 기타 아시아 국가에 판매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세계 4위 밀 생산국가이지만 현재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과 캐나다, 호주에서 밀을 수입하고 있다.
양국의 곡물 협력은 이번 전략적 제휴를 계기로 더욱 탄력을 받을 공산이 크다. 일본 상사인 소지츠와 이토추는 러시아 극동 지역에 연간 100만 톤 이상의 곡물 수출이 가능한 곡물 터미널을 건설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업체들은 시베리아 농장 개발을 위해 러시아와 조인트 벤처 설립 계획도 논의하고 있다. 이밖에 극동지역까지 생산물을 실어올 수 있는 철도 건설도 추진 중이다.
교도통신은 이번 전략적 제휴가 양 국가 모두에게 '윈윈'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평했다. 아시아 수출 루트를 개척해야 하는 러시아는 이번 제휴로 인해 일본의 주요 곡물 수입국으로 변모할 수 있다. 일본은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하는 한편 인구 증대로 밀 수입량이 늘고 있는 아시아 지역에서 판매 물량을 늘일 수 있게 된다.
러시아는 이같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오는 2018년까지 밀가루 수출 물량을 현재의 배 수준인 연간 3,500만 톤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러시아 농업부는 최근 9,000~9,300만톤으로 예상했던 올 밀 생산량을 9,300만톤~9,400만톤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