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대 「벅스라이프」.월트디즈니와 드림웍스간의 자존심 대결에 대형 컴퓨터업체인 실리콘그래픽스(SGI)와 선이 가세했다.
3차원 애니메이션 영화인 「개미」와 「벅스라이프」는 만화영화의 대명사 월트디즈니와 스티븐 시필버그의 드림웍스간 자존심 대결로 통한다. 서로 개미를 주인공으로 설정한데다 개봉시기까지 엇비슷해 어느 영화가 더 성공을 거둘지 국내 영화팬들도 이에 관심을 끌고 있다.
월드디즈니와 드림웍스간의 팽팽한 신경전에는 양사에 컴퓨터시스템을 공급한 SGI와 선까지 은근히 끼어들었다.
개미가 개봉됐을 때 SGI는 영화제작에 투입된 모든 제품을 공급했다며 자사의 워크스테이션(제품명 O2)이 166대, 서버(제품명 오리진2000)가 270대가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SGI측은 『SGI만이 진정한 3차원 그래픽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며 『인간을 뺨치는 등장인물의 움직임은 SGI기술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벅스라이프가 개봉되자 선은 자사의 서버(제품명 선엔터프라이즈4000) 100대와 저장장치(제품명 선스토리지 A3500)가 투입돼 벅스라이프 제작기간 내내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다고 발표했다. 선은 『제작사인 월트디즈니가 다른 제품을 제치고 선의 서버를 선택한 이유는 초당 4,000억회의 계산속도를 제공하는 제품의 우수성 때문』이라고 자랑했다.
이에 대해 한국SGI의 한관계자는 『벅스라이프 제작에 가장 중요한 그래픽용 수퍼컴퓨터는 자사의 「오닉스2」가 담당했고 워크스테이션도 150대나 공급했다』며 『선이 모든 시스템을 공급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양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3차원 애니메이션의 시초로 불리는 「토이스토리」를 두고도 서로 자사의 제품이 더 공이 컸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컴팩도 「타이타닉」에 자사제품이 사용됐다며 집중 홍보한 바 있어, 컴퓨터그래픽을 둘러싼 대형컴퓨터 업체들의 신경전은 앞으로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문병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