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팀이 월드컵 8강에 진출함에 따라 손해보험사들이 모두 60억원 규모의 `즐거운 손해'를 보게 됐다.21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LG화재, 현대해상 등 손보사들이 한국팀의 첫승, 16강, 8강 진출을 조건으로 건 상금보험금으로 모두 수백억원을지급하게 됐으나 대부분 재보험에 들지 않는 바람에 큰 손해를 보게됐다.
삼성화재는 8강 진출에 따라 국민카드, 대림자동차, 삼보컴퓨터와 맺은 상금보험 계약에서 10억3천만원의 손실을, 16강 진출에 따라 KTF, 삼성물산, 신성통산과맺은 보험계약에서 5억7천만원의 손해를 보게 됐다.
앞서 한국이 폴란드에 2대 0으로 승리함에 따라 3억7천여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계약을 맺었던 SK텔레콤이 한국팀이 첫승을 할 경우 신규가입자 1만3명을 추첨,1골당 10만원씩 지급키로 하는 이벤트를 벌이면서 5억1천만원의 보험료를 삼성에 냈으나 모두 6억6천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돼 1억5천만원의 손해를 본 것이다.
또 고객 2천2명에게 상금을 지급키로 했던 한국통신과 계약에서도 2억2천여만원의 `밑지는 장사'를 했다.
LG화재도 16강 진출에 따라 16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하게 되면서 7억6천만원의손실을 냈고 8강 진출에 따라 대우자동차판매 등에 보험금 30억원을 지급하면서 17억원의 손해를 냈다.
월드컵 공식후원사인 현대해상도 청주백화점 등 월드컵 경품 이벤트를 벌이는회사들로부터 보험료 31억원의 상금보험 계약을 유치했으나 78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하게 되면서 재보험 출재한 부분을 제외하면 결국 9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게 됐다.
이렇게 된 이유는 상금보험을 유치하던 당시에는 한국의 16강, 8강 진출 가능성이 매우 낮아 대부분 재보험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확률산업'인 보험업계에서 그만큼 한국의 선전 가능성이 낮게 점쳐져 재보험에 출재할 필요가 없었다"며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이 평가전에서유럽 강호를 연파하던 때에는 재보험사가 대부분 인수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보험사 관계자는 "광고효과를 감안할 때 크게 손해를 본 것은 아니다"며 "손해를 봤어도 한국이 강팀을 연파하면 즐거운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