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거침없는 질주'

상반기 대형공사 잇단 수주로 순익 창사이래 최대
김중겸 사장 취임이후 수익극대화 전략 주효

김중겸

현대건설의 거침없는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국내외 굵직한 대형 공사를 잇따라 따낸데 이어 건설ㆍ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상반기 사상최대의 순이익을 올렸다. 현대건설은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순이익 3,311억원, 영업이익 2,83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이 같은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은 50%, 영업이익은 22.4% 늘어난 것으로, 특히 순이익의 경우 상반기 기준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회사 측은 계열사에 대한 지분평가 이익 및 파생상품 거래 이익 증가, 원가절감으로 영업이익ㆍ순이익이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상반기 매출액은 원ㆍ달러 하락의 영향으로 4조6,279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0.3% 감소했다. 상반기 수주액도 크게 증가했다. 국내에서 3조5,406억원, 해외에서 7조1,537억원 등 총 10조6,943억원을 수주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3%나 늘어났다. 회사 측은 2ㆍ4분기만으로도 영업이익 1,594억원, 순이익 2,27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7%, 121.4% 증가했으며 매출은 2조5,506억원으로 4.1%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의 이 같은 실적은 지난해 김중겸 사장 취임 이후 강조해온 수익성 극대화와 적극적인 수주 전략의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원자력발전소 사업 수주를 비롯해 올 들어서도 ▦UAE 보르주 3차 석유화학 플랜트 확장공사(9억3,550만달러)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재건축 ▦싱가포르 복합 쇼핑몰(4억달러) ▦신울진 원전 1ㆍ2호기(1조원) ▦강변북로 확장공사(3,265억원) 등 국내외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잇따라 따냈다. 전체 매출에서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정도로 낮은 것도 '깜짝 실적'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경쟁사에 비해 미분양에 따른 부담이 높지 않아 극심한 주택경기 침체에도 양호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건설의 한 관계자는 "지난 6월 말 현재 수주 잔고가 5년치 일감에 해당하는 52조6,000억원에 달한다"며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 목표치인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5,0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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