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경색으로 압박을 받아온 독일 2위 은행인 코메르츠 방크가 3위인 드레스드너 방크를 132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두 은행의 주가는 지난 1년 사이 각각 30% 이상 폭락해 합병시 자산규모가 1조6,000억 달러에 불과해 도이체방크(2조9,000억달러)는 독일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메르츠방크가 드레스드너방크의 고객을 흡수하면서 얻는 이득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은행의 합병은 독일 내 다른 금융회사들의 통합에도 자극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독일에서는 2,000개가 넘는 금융회사가 영업중이며, 이는 영국이나 스페인보다도 5배나 많은 수다.
드레스드너방크의 모기업인 알리안츠의 감독이사회는 드레스드너방크의 매각을 승인하면서 내년에 두 차례에 걸쳐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일의 거대 보험기업인 알리안츠는 지난 2001년 약 44억 달러에 드레스드너방크를 사들였다. 코메르츠방크는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만 명에 이르는 인력을 감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알리안츠에 코메르츠방크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 온 중국개발은행(CDB)의 시도는 좌절됐다. CDB가 드레스드너방크 인수에 실패한 데는 중국 금융당국이 허가를 늦춘 탓도 있었지만, 독일 내의 반발도 컸다는 지적이다. 독일 내각은 지난 8월 말 주요 사업부문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매입을 25%로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