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차한잔]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사장

"굴착기 부착장구 BRICs 공략 올인"
유압 브레이커 기술등 세계서 인정… 50국수출
현지법인 설립·직거래 등 통해 年20% 고속성장
2010년 매출 1,000억 목표 '중견기업 도약' 야심


“국내시장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해외시장을 돌파구로 선택했다.” “급변하는 세계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매년 3~4회에 걸쳐 해외 건설기계전시회에 반드시 참가해 신제품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새롭게 뜨는 시장인 중국ㆍ인도ㆍ브라질 등 이른바 브릭스(BRICs) 지역에 올인하고 있다.” 굴착기 부착 장구 국내 3대 업체인 대모엔지니어링의 이원해(50) 사장은 “요즘 주된 관심사는 해외개척이다”고 말했다. 내수침체와 고유가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해외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지난 89년 설립된 이 회사는 초기 국내에서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해외시장을 돌파구로 선택, 세계 50여개국에서 매년 20% 이상의 수출증가율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는 해외시장 공략에 대한 이 사장의 강한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무엇보다 OEM 수출이 아닌 직접 수출 방식으로 전략을 전격적으로 수정, 현지 바이어 직거래 및 현지법인 설립 등에 적극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3년간 수출액은 200%가까이 증가했다. 대모엔지니어링은 주력품인 굴착기 부착물(어태치먼트)를 비롯 유압 브레이커, 콘크리트 파쇄기, 고철 절단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 사장은 “제품의 효율적인 인지도 향상을 위해 해외 딜러의 본사 공장 방문을 추진하거나 신속한 납기 체제를 구축하고 현지 유통망을 정비하는 것이 해외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지름길”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한 “이 같은 해외시장 공략을 꾸준히 지속해 오는 2010년 1,00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제 3지역 공략을 강화, 시장점유율 향상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시카고공작기계전시회(IMTS), 유럽공작기계전시회(EMO) 등 세계적 기계전시회에도 참가할 방침이다. 해외법인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 해외 거점인 중국공장 운영방식을 현지업체 위탁생산에서 직접운영으로 변경, 제조원가 및 물류비 절감과 품질관리 등의 경쟁력을 강화해 생산규모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사장은 대모엔지니어링이 해외시장을 성공적으로 파고들 수 있었던 또 다른 주요 전략이 있다고 귀띔했다. “현대중공업과의 OEM 계약을 통해 지난 92년부터 상생의 길을 걸어왔다. 현대중공업의 전세계 딜러망은 대모의 세계시장 진출에 초기부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유럽의 제품인증 마크인 CE 획득과 저소음 방지 브레이크의 미국 특허 취득 및 ‘DEMO’라는 미국 상표 등록, 미국과 벨기에 등 3개국 해외법인 및 해외사무소 설립 등이 가능했던 건 현대중공업의 덕택이라는 게 이 사장의 평가다. 이 사장은 “신제품이 개발되면 현대중공업 납품을 통해 해외시장에 선보였다”며 “현지서 우리 제품의 품질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이것이 다시 국내 인식의 변화로 이어져 수입품이 장악하던 국내 굴착기 부착 장구가 완전 국산화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최근 이집트 국방부에 군사용 브레이크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특히 미국 중장비업체 봅캣과 스웨덴의 잉거솔란트는 직접 찾아와 OEM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때 회사의 근간이 흔들리는 고비를 맞기도 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초 건설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절감 노력이 품질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위기를 좌초했다. 품질향상을 위한 경영혁신이 절박한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사장은 품질향상을 위한 대대적인 경영혁신을 모색,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지원을 받아 기업구조 고도화사업을 추진했다. 제품의 품질향상과 직무분석을 통한 업무체계 재정립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회사가 자리잡고 있는 시화공단 내 한국산업기술대학교와의 산학협력을 강화해 연구개발, 디자인 분야 등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고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신기술 개발에도 주력했다. 생산성 증대를 위해 공장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했다. “하루하루의 생산현황을 꼼꼼히 기록하며 목표치와 생산량을 정리했는데 경영혁신의 결과는 놀라웠다. 한달 120대에 불과하던 생산량은 여섯달 만에 180대로 뛰어올랐고 불량률은 0%대로 떨어져 품질경쟁력이 대폭적으로 향상됐다.” 이 같은 노력 덕택에 대모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전년보다 20%가량 증가한 21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중 153억원, 약 70%가 해외시장에서 벌이들인 것이다. 올해부터는 협력업체와의 관계도 더욱 긴밀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이를 위해 최근 20여개 협력업체 중 10여곳과 미니클러스터를 꾸려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철학과 스타일] 파트너십 강조 '공부하는 CEO' 경기 시화공단에서 이원해 사장은 '공부하는 최고경영자(CEO)'로 통한다. 이 사장을 잘 아는 주변 사람들은 "이 사장이 제품개발 과정 등에 이론적인 문제가 있을 때 한국산업기술대학교에 자문을 자주 구하는 모습을 봤다"는 한결 같은 평가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협력업체 10개사와 미니클러스터를 구성해 기술 및 인력을 상호 교류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 사장은 "요즘 협력업체는 수동적인 관계가 아니라 오히려 주도적으로 나서는 파트너 관계로 배울 것이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자세는 "브레이크의 맛을 아는 회사, 브레이크만 생각하는 회사, 브레이크를 가장 잘 아는 회사라야 정말 좋은 브레이크를 만들 수 있다"는 이 사장의 경영철학에서 기인한다. 이 사장은 또한 상생 CEO로 불린다. 이 사장의 지분은 40%에 그친다. 반면 전체 지분의 13%는 직원들의 모임인 '사우회'의 몫으로 돌려 경영의 파트너로 삼고 있다. 배당금도 사우회에 매년 지급한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의 상생은 회사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는 게 이 사장의 논리다. 지난해 초 경영혁신에 따른 고통분담의 대가로서 목표했던 순이익을 달성하면 그 절반을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진다면 회사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도 투자가치로서의 매력은 높은 것 아니냐"는 각오는 이 사장의 경영철학을 분명하게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약력 ▦56년 충북 청주 출생 ▦85년 숭실대학교 전자과 졸업 ▦89년 대모엔지니어링 창업 ▦96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AIP 과정 수료 ▦97년 통상산업부 장관상 수상(품질인증공로) ▦98~99년 한국건설기계공업협회 감사 ▦99년 신지식인 선정(산업자원부 선정) ▦2001년 산업포장 수상(우수자본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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