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의 마케팅 전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카드사들은 올해 주력상품을 일찌감치 내놓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특히 VIP를 잡기 위한 차별화 된 카드와 고객들의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카드가 나와 올해 새로운 바람의 주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카드가 지난 2월초 ‘블랙카드’를 내놓으면서 카드업계에도 부자 마케팅이 본격화 됐다. 현대카드는 블랙카드의 회원수를 9,999명으로 제한했고 연회비를 100만원, 월 이용한도를 1억원으로 정했다. 최근에는 카드 발급 100일만에 300명의 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롯데카드도 VIP카드인 아멕스 골드카드를 한단계 끌어올린 ‘아멕스 플래티늄카드’를 상반기중에 출시할 계획이다. 주요 회원은 국내 최상위 비즈니스맨 계층으로 백화점 등 그룹내 주요 계열사 VIP 회원 멤버쉽 서비스와 국내ㆍ국제선 무료 항공권을 제공할 방침이다. 비자카드도 상반기중 ‘인피니티(Infinity)카드’를 내놓는다. 인피니티카드는 미국 VIP카드 시장을 주도해왔으며 연회비는 100만원에 달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소득 회원은 일반 회원에 비해 카드 이용액이 3~5배 정도 많고 연체율도 낮다”며 “돈 되는 회원을 유치하기 위한 카드사간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고 전했다. 카드대란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카드사의 광고전도 다시 시작됐다. 비씨카드가 지난해 송혜교를 내세워 광고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데에 이어 올들어 삼성카드가 장동건과 이나영이라는 쌍두마차를 내세워 본격적인 광고에 들어갔다. 여기에 롯데카드는 하지원을, LG카드는 이미연을, 현대카드는 장진영과 염정아라는 최고의 스타를 앞세워 치열한 광고전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가 광고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광고에 의해 고객들의 움직임이 좌우되고 광고가 업계에서의 카드사 위상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카드사 고유의 광고 컨셉을 유지하기 위해 비씨카드는 빨간 사과를 활용하고 있고, 삼성카드는 삼성그룹의 파란색 광고에 응용해 고급스럽고 품격있는 카드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카드사들이 본격적인 영역싸움을 벌이는 것은 카드대란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으로 부실을 대부분 정리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말부터 대형 카드사들이 월별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에 이어 상반기말에는 모든 카드사들이 분기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ㆍ4분기 LG카드가 2,918억원, 롯데카드 412억원, 비씨카드 141억원, 신한카드 127억원, 현대카드 52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삼성카드는 지난 3월 유상증자를 통해 부실이 우려되는 대환대출 등에 1조7,000억원의 대손 충당금을 쌓으면서 1조4,88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대환대출을 포함한 연체율은 지난 3월말 평균 15.7%로 지난해말 18.2%에 비해 2.5%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2003년말의 28.28%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대환대출을 뺄 경우에는 8.19%로 한자리수를 보이고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이제 다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며 “올해는 제2의 카드전쟁이 시작되는 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