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기업들의 수출 및 설비 투자 등 선행지표 회복이 예상됨에 따라 하반기에는 소비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새해 할인점 전체 시장규모는 23조 1,000억원으로 2003년의 19조7,000억원에 비해 17.1% 신장이 예상돼 백화점의 신장률 5.6%를 큰 폭으로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매출은 정체 및 감소세가 예상되나 경기회복이 순조로울 경우 일부 업체들의 신규출점과 매장확대로 소폭 신장세도 점쳐지고 있다.
홈쇼핑 업계는 경기가 나아지면 매출도 함께 회복될 것으로 보이나 성숙기로 접어든 만큼 예전과 같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잠재력이 높은 인터넷 몰 업계는 새해에도 30% 정도의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업계는 1ㆍ4분기 이후 경기가 서서히 풀리면서 매출에 순풍을 일으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주류업계는 값싼 소주와 고급 위스키만 잘 팔리는 소비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패션 및 화장품 업계에선 지난 해 불황으로 인한 타격이 워낙 컸던 터라 하반기나 되어야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할인점 업계
지난해 할인점 업계 매출은 19조7,000억원으로 2002년 17조4,000억원에 비해 13.2%신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할인점은 새해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중소형 상권을 대상으로 출점 확대와 업체간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 전망하는 올 할인점 시장규모는 23조1,000억원.
업계 전체적으로는 30개가 넘는 신규점이 오픈하면서 두자릿 수의 성장을 뒷받침하겠지만 기존점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존 중대형 상권인 20만~30만 상권 규모의 3,500평이상 점포에서 10만 이하의 중소형 상권에 적합한 2,000평 내외의 점포 출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할인점 발전 단계상 차별적 전개기로 접어들면서 업체간 차별화 전략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시행령 등과 지자체 규제강화 등은 할인점 출점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 백화점 업계
올 GDP성장율은 5%내외, 경상수지도 25억 달러 흑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전체 백화점 시장은 기존점 대비 2~3%의 소폭 신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 업계의 경영은 현금흐름 범위내 보수적 투자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이며 예정된 점포개점 및 투자 계획은 지속되겠지만 무리한 신규사업 확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 백화점시장 규모는 일부 신규점 오픈 등으로 지난해 보다 5.6% 신장한 약 18조9,0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새해에는 롯데백화점의 2개 신규점포 출점이 예상되는 가운데 신세계, 갤러리아 등 4개 점포의 증축 및 리뉴얼로 백화점간의 경쟁이 치열해져 불황을 극복하려는 생존경쟁이 격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속적인 불황이 계속될 경우 장기불황에 대비한 생존전략으로 영업시간 연장,인력 축소 등 불황기 생존전략도 가시화 할 전망이다.
주5일 근무로 가족단위 쇼핑이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요인도 산재해 있으며 복합쇼핑몰 및 여가ㆍ레저상품 강화ㆍ 문화센터 프로그램 다양화 등 업계의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식품ㆍ음료업계
식품업계는 1ㆍ4분기 이후 경기가 서서히 풀리면서 매출에 순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식품업계의 성과를 좌우하는 것은 지난해부터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한 건강 식품과 프리미엄 제품 등. 고품질ㆍ고부가가치를 지향하는 신개념 건강기능성 식품과 자연주의 생(生) 식품 등이 얼마나 시장을 활성화시키느냐에 따라, 두자릿수의 성장도 바라볼 수 있다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시장이 성숙됐다고는 하지만 전체적인 포화상태는 아니다”라며 “새로운 제품군의 대두로 올해 10%대 초반의 성장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음료업계가 내다보는 올해 시장의 기상도는 `구름`이다. 지난해 3% 가량의 마이너스 성장세에서 벗어나 올해는 성장세가 예상되지만, 불투명한 경기의 영향으로 인해 그 폭은 3% 가량으로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올해는 각 업체마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인데다, 주5일 근무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점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주머니가 가벼워져도, 절대적인 놀이 인구가 많으면 음료시장은 활성화되기 마련”이라며 “현격한 성장은 아니어도 지난해보다는 시장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홈쇼핑
▲인터넷몰업계
홈쇼핑 업계는 지난 해를 기점으로 고속 성장의 종지부를 찍은 만큼 올해부터는 마케팅 부문에서의 두뇌 싸움을 치열하게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 환경 변화를 감지한 업체들은 이미 지난 해 말 사령탑 교체 작업을 마쳤다. LG홈쇼핑은 그룹내 유통 전문가로 정평이 난 강말길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으며 CJ홈쇼핑은 제일제당 시절부터 마케팅 부문에서 인정받은 김진수 부사장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현대홈쇼핑은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 영남지역본부장 등을 역임한 홍성원 신임 대표이사 체제를 출범시켰다.
새 지휘관들의 경영 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각 업체들은 규모 경쟁은 지양하고 실속을 챙길 수 있는 방향으로 상품 및 서비스 발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케이블 가구 수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음에 따라 기존 고객들의 구매를 촉진시키는 마케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해 유통업계에서 `나홀로` 성장을 했던 인터넷 몰은 올해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고객몰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불황만 아니었어도 더 높은 성장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쉬움으로 지난 해를 마감했던 각 업체들은 올해도 10~20대 고객들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30% 정도의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패션ㆍ화장품업계
패션업계는 올 상반기까지는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저성장 기조를 보이다가 하반기 이후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쾌청한 일기가 예상되는 복종은 단연 스포츠와 아웃도어 시장. 지난해의 급속 성장에도 불구, 주5일 근무제의 본격적인 확산을 타고 아직은 성장의 여지가 많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한국패션협회는 올해 이 부문에서만 전년대비 20%의 성장률을 제시하며, 올해 패션 시장 전반이 전년대비 5.5% 가량 성장한 19조2,3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부터는 경기와 함께 의류 시장이 활기를 되찾아 지난해보다는 업계 사정이 조금 나아질 것”이라며 “각 업체마다 외모 불리기 보다는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재편 작업이 지난해에 이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업계는 소폭 성장 정도를 예상하고 있으며 그나마 하반기가 되어야만 침체된 시장이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체 화장품 시장의 예상 성장 규모는 4~5% 정도며 국내 화장품 산업은 방문판매, 백화점, 할인점 경로 등의 성장에 힘입어 약 3~5%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가 브랜드 파워가 센 일부 제품을 중심으로만 활성화되면서 중소 화장품 업체들은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견해다.
◇주류업계
올 국내 주류시장은 경기불황으로 인한 소비위축으로 작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값싼 소주와 고급위스키는 잘 팔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맥주와 중급 위스키의 판매량은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주류시장의 중산층이 감소하는 IMF형 소비구조를 다시 나타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작년 5월 법정관리이후에도 국내 소주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진로 참이슬의 아성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자체 회생인가 아니면 제3자 매각인지 등 진로의 향방이 관심거리다.
또 윈저의 디아지오코리아와 임페리얼의 진로발렌타인스가 작년에 전체 위스키 시장의 20.9%를 차지한 17년 이상의 슈퍼 프리미엄급 위스키 시장을 놓고 한판승부가 불가피할 것 같다. 이들 빅 주류회사들은 다양한 마케팅을 앞세운 대대적인 판촉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국순당의 백세주 등을 비롯한 전통주시장과 와인시장은 저알콜 음주문화의 확산과 함께 시장선점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페트병을 출시한 하이트 맥주와 OB맥주는 주5일제 근무제 확산에 따른 증가에 대비, 불꽃튀는 판촉전과 광고전을 전개할 게 확실하다.
<생활산업부 jry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