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전자업체들이 휴대폰ㆍ노트북 PC 등에 쓰이는 2차전지 시장의 주도권 장악을 위해 설비 증설, 구조조정 등을 서두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업체들은 반도체 D램ㆍTFT-LCD에 이어 2차 전지에서도 일본을 추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맞서 소니ㆍ산요ㆍ도시바 등도 사업 구조조정, 설비 증설 등을 가속화하고 있는 상태다.
삼성SDI의 경우 올 550억원을 투자, 생산 라인을 현재 7개에서 12개로 늘리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원통형 리튬 이온전지의 주문량이 폭주, 풀 가동에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라며 “2ㆍ4분기까지 라인을 추가 증설해 월 생산 능력을 250만개에서 450만개로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이를 통해 지난해보다 2배 가량 늘어난 1억1,400만개(시장점유율 12.4%)를 판매, 4,024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2005년에는 판매량 2억5,600만개(매출 1조원), 점유율 23%으로 세계 톱 메이커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 회사는 또 거래선을 델ㆍ노키아ㆍ모토로라 등으로 확대, 대형거래선 판매량을 지난해 3,600만개에서 올해 9,600만개로 늘리기로 했다.
LG화학도 2010년까지 1조원을 투자키로 하는 등 일본 추격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생산 규모를 지난해(월 430만개)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월 900만개, 2005년 월 1,800만개로 늘려 매출 7,000억원을 달성할 방침이다.
일본의 추격도 만만치않다. 세계 1위업체인 산요의 경우 지난해 말 월 생산능력 100만개 규모의 원통형 라인을 증설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중 각형 리튬이온전지 라인 2대를 증설할 방침이다. 소니도 월 100만개 수준의 원통형 라인을 올해부터 본격 가동하고, 히타치도 상반기 중으로 80만개 규모의 각형 라인을 추가할 방침이다.
사업구조조정도 활발하다. 산요는 지난해말 업계 4위인 GS-멜코텍을, 도시바는 6위 업체인 ATB를 인수해 시장 지배력를 강화하고 있다. 마쓰시타는 리튬폴리머전지 사업을 접고 각형 리튬이온전지에만 주력할 방침이다. 한편, 올해 2차전지의 시장 규모는 131억 달러로, D램(약 119억달러) 반도체 시장을 넘어서고 TFT-LCD(약 210억달러)의 6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