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9년 43%까지 치솟았던 우리나라 제왕절개율이 병원명단 공개와 출산문화 개선운동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꺾였으나 여전히 세계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병원을 이용한 산모 47만923명중 18만4,636명이 수술로 분만, 39.2%의 제왕절개율을 보였다.
시ㆍ도별로는 제주도(44.6%)와 강원도(44.5%)의 제왕절개율이 높았고 광주광역시(25.9%)와 전남(31.9%)은 낮은 편이었다.
시ㆍ군ㆍ구별로는 서울 금천구(56.2%), 울산 중구(52.3%), 제주 서귀포시(52.1%), 강원 태백시(51.5%), 충북 제천시(51.5%), 서울 구로구(50.7%) 등 6곳이 50%를 넘었다. 제왕절개율이 10%대 이하인 곳은 전남 고흥군(6.3%)과 강원 영월군(11.2%) 두 곳 뿐이었다.
병원별로는 울산 보람병원(50.0%)과 인천 새봄산부인과병원(47.7%)이 가장 높았고 광주 에덴병원(18%)이 가장 낮았다.
건강보험공단측의 한 관계자는 “2000년 7월 제왕절개율이 높은 병원명단을 공개하고 출산문화 개선운동이 확산됨에 따라 99년 43%까지 치솟았던 제왕절개 출산율이 조금씩 줄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의 1.7배,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고하는 10%의 4배에 달해 여전히 세계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왕절개율을 1% 포인트 낮추면 연간 5,000명의 산모와 출생아가 마취ㆍ수술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제왕절개율 감소로 3년(2000~2002년)간 약 6만2,000명의 산모가 정상분만, 243억원(2000년 111억원, 2001년 72억원, 2002년 6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절감됐다”고 덧붙였다. 산모가족이 직접 부담하는 본인부담금과 비급여비를 포함한 의료비 절감액은 506억원으로 나타났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올 1ㆍ4분기 급여청구심사분을 집계한 결과 제왕절개율이 38.9%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규모별 감소율은 종합전문요양기관 2.6%, 종합병원 3.0%, 병원 7.3%, 의원 2.8%로 병원의 감소율이 가장 컸다. 제왕절개율이 가장 높은 의료기관은 서울의 P의원으로 87.7%를 보였다. 반면 27곳(병원 4, 의원 23)은 10% 대에 그쳤다. 첫 아이 제왕절개분만율은 25.7%로 지난해 4ㆍ4분기의 27.1%보다 1.4% 포인트 낮아졌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