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이 돕고 동북아 협력체제가 형성되면 한국 SW산업은 승산이 있습니다”
지난 6월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난 고현진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은 점점 위축되고 있는 소프트웨어산업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동안 MS 오라클 등 다국적 기업들에게 거의 시장을 내주다시피해 차라리 포기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자조가 나올 정도로 추락한 현실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그는 “우리나라 산업은 제조업 기반의 IT제품의 수출이 핵심”이라며 “SW는 표면적으로 크기가 적지만 IT하드웨어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제공하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SW 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일단 시장에서 구매를 해줘야 하고 그 다음에는 덩치를 키우고 동북아 국가들이 분업 협력체제를 형성하면 아시아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할 수 있고 세계시장에도 발을 내밀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WTO 체제에서 수요기반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스스로 결정해 국산을 사주는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CTO 권한을 정보통신부에 줘서 제품구매를 위한 기술적인 표준을 제시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고 원장은 “현재의 세계적인 IT기업인 IBM, MS는 수많은 M&A의 결과물”이라며 “국내 벤처기업들도 소유와 경영을 분리, 적극적으로 M&A에 나서야만 통합돼가는 세계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재 시점은 IT의 기술수준이 성숙돼 새로운 단계로 가는 조정기로 세계적인 기업들도 규모의 경제로 생존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 시기를 잘 활용하면 한국의 SW산업도 도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매출액 기준 5,000억원정도 하는 기업이 국내에서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