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업계] 대형 합병설 봇물

【뉴욕=김인영 특파원】 지난해 다임러-크라이슬러의 합병에 이어 올해에도 세계 자동차 업계에 대형 합병및 인수(M&A) 붐이 일어날 전망이다.디트로이트에서 열리고 있는 오토쇼에서 각국 자동차회사 경영인들은 저마다 업계의 대지각변동을 예고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사의 로버트 이튼 회장은 『앞으로 90일 내에 유럽 회사의 대형 합병이 이뤄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제너럴 모터스(GM)의 리처드 왜거너 사장은 『10년 내에 세계 자동차업계는 5~10개사로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업계에 떠돌고 있는 합병 루머는 볼보-피아트 포드-볼보 포드-BMW 다임러 크라이슬러-니산 포드-혼다 등이다. 프랑스의 푸조시트론, 르노 등도 합병설에 휘말려 있다. 루머의 중심에 서 있는 미국의 포드사는 한국의 기아자동차를 비롯, 인수 대상을 찾았고, 최근 주가총액의 3분의1에 해당하는 220억 달러의 자금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가 현대자동차의 기아 인수가 결정된 후 기아 지분을 매각한 것은 다른 합병대상을 찾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포드의 인수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독일 BMW의 경우 대주주인 콴타 가문이 반대, 협상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웨덴의 볼보가 포드 또는 이탈리아의 피아트와 합병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포드는 BMW와의 합병 가능성이 희박해짐에 따라 볼보와의 합병에 힘을 쏟고 있다는 분석이다. 볼보와 피아트의 경우 생산 차종과 판매 지역에 차별화가 이뤄져 있기 때문에 합병 이익이 크다.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GM은 다른 회사 인수에는 관심이 없지만, 잭 스미스 회장이 『여러 회사들과 다각적인 제휴를 모색하겠다』다고 말했다. 세계 자동차업계는 2002년에 수요보다 2,300만대를 더 생산하는 과잉설비를 보유하게 된다. 따라서 강한 자만이 살 수 있다는 강박 관념에서 국경을 초월한 M&A가 활성화될 전망이며, 한국도 이 조류에서 예외일 수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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