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지난달 19∼23일 67개사를 대상으로 간이조사를 실시한 결과 부채비율 축소,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등이 진행되고 있는 30대그룹보다 중소·중견기업들이 연말 자금사정을 더욱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2일 밝혔다.한은은 응답결과에 따라 좋음 200, 다소 좋음 150, 보통 100, 다소 나쁨 50, 나쁨 0의 가중치를 두어 지수를 산출했으며 이 지수가 100이상이면 좋음, 100이하면 나쁨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기업자금사정 전망지수가 현재 136에서 연말에 130으로 떨어졌지만 100을 넘어 자금사정이 비교적 원활할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4대그룹은 현재 147에서 연말 130으로, 6∼30대그룹은 136에서 106으로 낮아진 반면 중소·중견기업은 131에서 146으로 높아졌다.
한은은 기업의 긴급자금 수요를 나타내는 당좌대출 소진율도 지난 9월 23.3%에서 10월 21.4%, 11월 20.6%로 떨어져 기업의 자금사정이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다만 신용도에 따른 차별화는 계속돼 투기등급인 BB급 이하 업체의 무보증 회사채 발행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철(朴哲) 한은 부총재보는 『대기업은 부채비율감축을 위해 자금수요가 없으며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 대해서는 종전부터 은행의 여신심사가 강화돼 왔으므로 연말에 특별히 여신을 더욱 축소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온종훈기자JHOH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