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가] 만화산업도 ‘구조조정’ 바람

최근 경기침체의 지속으로 만화산업도 급격한 구조조정을 겪고 있다. 한때 30종을 넘어서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만화잡지가 올들어 13종으로 줄어든 반면,일반 출판사들의 단행본 만화 출판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97년 청소년보호법의 발효와 일본만화에 대한 개방의 여파로 한 때 월 20만부 이상을 넘나들던 청소년용 만화잡지의 부수가 최근 4,000~1만부로 격감했다. 만화평론가 백정숙씨는 최근 월간 `우리만화`에 기고한 글에서 “시장개방과 규제 강화, 97년이후 지속되고 있는 불황으로 만화잡지가 줄줄이 사라지고 있다”며 “미스터 블루, 빅점프, 투엔티세븐등 성인 만화잡지가 없어졌고, 청소년용 만화잡지들의 부수도 10분의 1이상 크게 줄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만화 단행본의 출판은 `보는 책`에 대한 인기와 더불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이가서가 지난 8월 국내 소설가 100명의 대표 중단편을 만화로 출간하기로 한 데 이어 박봉성씨등 중견만화가 10명은 만화전문기업 `대한민국 만화중심`을 설립했다. 또 국내외 전시회에서 한국 만화에 대한 인기도 날로 치솟고 있다. 대원CI, 학산문화사, 서울문화사 등은 오는 10월 독일에서 열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대규모 한국관을 설치,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출판계의 한 관계자는 “90년대 유례없는 조명을 받았던 만화계가 최근 만화잡지의 쇠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문학동네, 자음과모음, 열림원, 바다 등 양서 출판사들이 대거 서점용 단행본 출판에 뛰어들고 있어 조만간 만화시장의 고급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