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發 부동산거품 붕괴" 잇단 경고

건산연 보고서 지적…秋건교도 "서서히 본격화"

지방 아파트 분양시장이 공급 과잉의 여파로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지방발(發) 부동산 버블 붕괴’의 우려가 일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6일 ‘사면초가-지방 주택시장의 중병이 깊어진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난해 8ㆍ31부동산종합대책 이후 지방 주택시장이 본격 침체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방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버블이 이미 붕괴되고 있고 서서히 본격화될 것”이라며 “집값이 2~3년 내에 2003년 10ㆍ29대책 이전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4월19일부터 열흘간 전국 주택시장을 현장 조사한 결과 지방 대도시의 분양률과 입주율이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침체의 근본 원인은 건설업체들이 규제가 많은 수도권에서 벗어나 지방 시장을 적극 공략하면서 공급 과잉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평균 물가 상승률의 3~9배에 달하는 분양가 상승 행진은 소득수준이 낮고 실수요층이 엷은 지방에서 거품을 한껏 키웠다. 상황이 이런데도 향후 분양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 건설업체들은 숨기기에만 급급해 ‘병’을 키우고 있다는 게 연구원의 진단이다. 연구원은 이 같은 진단을 바탕으로 지방 주택경기 연착륙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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