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軍·經3대 장벽" 北주장 전향적 수용 가능성 李통일 "새로운 중대 제안 없다" 확대 해석 경계
입력 2006.05.10 17:05:52수정
2006.05.10 17:05:52
盧대통령의 '조건없는 양보' 내용은
북핵 연계않고 대북지원 추진할듯"政·軍·經3대 장벽" 北주장 전향적 수용 가능성李통일 "새로운 중대 제안 없다" 확대 해석 경계
안길수 기자 coolass@sed.co.kr
노무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조건 없는 양보' 발언 내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9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북에 많은 양보를 하려 한다. 제도적ㆍ물질적 지원에 조건 없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6월 방북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노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염두에 두고 북에 양보하겠다는 말을 꺼냈는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10일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새로운 중대 제안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 장관은 이어 "대통령의 말씀은 (6자회담 등과 관련한) 현재의 지체상황을 타개하고 필요한 진전을 이뤄내기 위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같은 이 장관의 '조기 진화'에도 불구하고 참여정부의 대북 정책에 적지않은 수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 대통령의 발언 중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제도적ㆍ물질적 지원은 조건 없이 하겠다'는 부분. 제도적ㆍ물질적 지원과 관련, 북핵 문제와 연계된 포괄적 대북지원 계획을 조건 없이 추진할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포괄적 대북지원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에너지와 물류운송ㆍ통신인프라 등 사회기반기설을 포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몽골 발언으로 정부가 북핵 문제와 상관없이 북한을 지원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6자회담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데다 북한 위폐와 인권문제로 한미 관계가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노 대통령이 북한과 '새로운 해법'으로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도적 지원과 관련, 북한은 그동안 남측에 남북관계를 가로막는 3대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했었다. 북측이 주장하는 3대 장벽은 정치적ㆍ군사적ㆍ경제적 장벽으로 제도적 장벽을 없애지 않고는 남북관계가 진전될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정치적 장벽으로 남측의 국가보안법 및 상대방의 참관지역 방문제한 조치 등이 꼽힌다. 또한 북측은 군사적 장벽으로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거론하며 자신들에 대한 위협적인 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참여정부가 앞으로 이 문제들에 대한 전향적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 대통령도 전날 동포간담회에서 "우리가 한미 연합훈련을 하고 있는데 훈련내용이 북한에서 보기에 불안한가 보다. 어찌 보면 시비일 수도 있고 실제 불안할 수 있는 여러 사정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회간접자본(SOC) 지원 문제와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나온 한강하구 골재채취와 민족공동지하자원 개발 등 교류협력 부분에서 과감한 양보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북측은 지난달 18차 장관급회담에서 남측이 제시한 민족공동지하자원 개발 제안에 이례적으로 '아주 좋은 생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입력시간 : 2006/05/10 1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