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한국전 필승 전략 '스피드냐 높이냐'

스피드냐, 높이냐. 오토 레하겔 그리스 감독이 12일(한국시간) 한국전 필승을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스피드를 살릴 것인지, 높이의 힘을 배가시킬 것인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이는 디미트리스 살핀기디스(파나이티나이코스)와 앙겔로스 카리스테아스(뉘른베르크)를 활용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둘 다 장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레하겔 감독은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측면 공격수 살핀기디스는 스피드 넘치는 돌파가 특징. 그리스 선수 중에 가장 빠른 발을 가지고 있는 공격수다. 대체로 발이 느린 그리스 대표팀이 카운터 펀치로 활용할 수 있는 요원이 바로 살핀기디스다. 172cm의 작은 키에도 탄탄한 체구를 지닌 그는 저돌적인 돌파로 공격의 활로를 뚫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살핀기디스는 최근 세 차례의 평가전에서 모두 선발로 출전하며 공격의 축이 됐다. 특히 지난달 북한과 평가전에서 그리스는 살핀기디스의 측면 돌파에 의존하는 공격력을 펼친 적이 있다. 그는 A매치 36경기에서 3골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유로 2004의 우승 주역인 카리스테아스는 제공권에서 확실한 강점이 있다. 유로 2004 준결승과 결승전에서 나란히 결승골을 터트려 영웅이 된 카리스테아스는 여전히 헤딩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카리스테아스가 살핀기디스를 대신해 투입된다면 그리스는 세트피스에서 보다 위력적인 공격을 펼칠 수 있다. 191cm의 꺽다리 공격수 카리스테아스는 주로 중앙 공격수가 주포지션이지만 최근에는 오른 측면 공격수로 자주 기용되고 있어 출전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그리스는 남아공 더반에서 실시한 선수들의 인터뷰에서 줄곧 높이를 강조했다. 선수와 코치 관계없이 모두 '세트피스 상황에서 높이를 활용한 제공권'을 최대한 살려 한국전 승리를 노리겠다는 각오였다. 따라서 레하겔 감독은 살핀기디스보다 '원샷원킬' 능력을 지닌 카리스테아스를 선발 출전시킬 가능성이 높다. 카리스테아스는 83경기에서 24골을 터트려 그리스 대표팀 내 최다골을 기록하고 있는 골잡이기도 하다.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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