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신탁상품 시장에서 은행권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증권 등 상위 4개 증권사가 절반 가까이를 판매하는 등 상위사 편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투신협회가 20일 발표한 `2002 투자신탁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38개 증권사와 19개 은행이 판매한 투신상품 잔고는 총 151조4,0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삼성증권이 26조4,878억원을 판매, 판매고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대투증권 16조8,954억원, 한투증권 16조2,341억원, 현투증권 13조8,403억원 등 3대 전환증권사가 2~4위를 기록했다. 이들 4개사 판매총액은 73조4,578억원으로 전체 판매고의 48.1%를 차지했다. 올해 처음으로 증권사별 상품판매 현황이 집계돼 지난해와 비교하기가 어렵지만, 상위사 편중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은행권의 펀드 상품 판매 비중이 매년 증가하면서 국민은행이 9조1,606억원 어치를 판매, 5위에 오르는 등 은행권의 크게 약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은행권의 펀드 판매 비중은 지난 2000년 이후 해마다 2~4%씩 증가, 증권사와 은행권의 펀드 판매 비율은 지난 2000년 93:7에서 지난해 87대13으로 좁혀진 상태다. 펀드 상품 판매고 상위 10대회사의 판매액은 118조1,636억원으로 전체의 68%에 달했다.
또 투신권이 운용 중인 펀드수는 감소하고 있으나, 펀드 설정액은 대형화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신권이 운용 중인 펀드수는 5,855개로 지난해 6,673개에 비해 818개가 줄어들었다. 펀드수는 특히 지난 98년 1만2,843개에서 99년 1만3,544개로 증가한 후 2000년 7,920개를 기록한 이후 최근 3년 연속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펀드 단위 당 설정규모는 지난 2001년 평균 232억원에서 지난해 계약형 295억원, 회사형 408억원 대로 대형화됐다. 특히 설정규모 500억원 이상인 펀드는 880개로 전체
펀드 중 15.03%, 전체 설정액 가운데 금액으로는 76.8%를 차지해 펀드의 대형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지난해 간접투자 설정액은 총 174조1,7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9조1,367억원(12.3%)이 증가했다. 그러나 펀드 유형별로는 머니마켓펀드(MMF)설정액이 49조4,82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조803억원 (39.7%)가 증가, 전체 설정액 증가분의 73.6%를 차지하는 등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편 운용사별로도 삼성투신운용 등 시장점유율 상위 5개사가 전체 설정액의 51.2% 차지, 편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회사별 시장점유율은 삼성투신운용(14.45%), 대한투신운용(10.20%), 한국투신운용(10.07%), 현대투신운용(9.53%), 제일투신운용(6.93%)등의 순이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