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턴어라운드 펀드' 본격 가동

하반기 출구전략 겨냥 구조조정 기업에 투자 적극 나서기로

산업은행이 중소ㆍ중견기업의 구조조정을 활성화하기 위해 턴어라운드펀드 가동을 본격화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올 하반기 출구전략이 가시화되면 중소ㆍ중견기업의 옥석 가리기가 뚜렷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구조조정 기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중소ㆍ중견기업에 대한 자금지원도 차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하반기부터는 경쟁력을 상실한 기업에는 신규대출보다는 턴어라운드펀드를 통한 경영정상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턴어라운드펀드는 워크아웃 직전 단계에 놓인 부실 중소ㆍ중견기업들에 마지막 회생의 기회를 주는 펀드다. 산은은 올해 5,000억~1조원의 턴어라운드 펀드를 조성해 중소ㆍ중견기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재무구조가 부실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분투자를 하거나 경영권을 인수해 수년간 경영을 맡은 뒤 기존 경영진에 회사를 되파는 형식이다. 기존 대주주의 경영권을 빼앗지 않고 경영을 위임해 경영 성과에 따라 경영권 회복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산은은 또 부실기업의 계열사나 특정 사업부를 따로 떼어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다른 기업과 결합시키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개별 중소기업의 경우 200억~500억원 규모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며 "현재 시범테스트를 하고 있으며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투자대상을 물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은 현재 턴어라운드펀드 투자 1호 기업으로 썬스타특수정밀을 선정해 구주 인수와 신규 유상증자를 통해 400억원을 들여 경영권을 인수했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투자대상기업이 나타나면 펀드를 조성하는 프로젝트 펀드를 구성할 수도 있고 먼저 펀드를 조성해 기업을 고르는 블라인드형태의 펀드를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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