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소실 1년··· 어떻게 되살리고 있나

일제때 훼손된 지반·성곽등 바로잡아
5년후 100년전 모습 가깝게 복원
연말까지 고증·설계등 마무리후 내년부터 본격 복구
삼척 금강송 대경목 300그루등 총 250억 투입 예정

1910년 전후에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숭례문의 원형 사진. 제물포에서‘세창양행’을 설립한 독일인 에드바르트 마이어의 후손이 간직해오다 정성길 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에 의해 발견, 8일 공개됐다.

국보 제 1호 숭례문(崇禮門ㆍ남대문)이 방화로 소실된 지 10일로 1년을 맞는다. 문화재청은 화재 직후부터 지난해 5월까지 현장 수습에 주력했고 올해 말까지 부재(部材)실측과 발굴, 고증과 설계를 중심으로 한 2단계 복구작업을 진행한다. 복구 원형은 화재 이전 뿐 아니라 일제에 의한 왜곡이나 그간의 오류까지 바로 잡아 최대한 원래 모습에 가깝게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복구에 5년이 소요, 완료시점은 2012년 12월로 잡았고 총 25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복구작업은 설계 마무리 후 내년 1월부터 본격 진행된다. 가장 먼저 복원될 것은 숭례문 현판. 참사 당시 가까스로 화마를 피한 현판은 소방관들이 2층 문루에 걸려있던 것을 다급하게 뜯는 과정에서 바닥으로 떨어뜨려 심하게 훼손됐다. 현판은 현재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실에서 복원 중이다. 복원과정에서 한국전쟁을 거친 뒤 1960년대에 현판이 38조각으로 덧붙여 수리된 것과 곳곳에 유탄 흔적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복구단은 조각수를 30개로 줄여 오는 3월까지 보존처리를 끝낼 방침이다. 또 조선후기 탁본에 남아있는 서체와 달라진 부분도 발견돼 이는 중요무형문화재인 각자장(刻字匠) 오옥진 옹이 맡아 바로잡는다. 숭례문 누각 복원을 총지휘 할 도편수 선정에도 관심이 쏠리고있다. 현재 광화문 복원을 책임지고 있는 신응수, 조선시대 숭례문을 축조한 도편수 최유경의 후손 최기영, 1961년 숭례문 보수에 참여했던 전흥수 등 3명의 대목장이 물망에 올라있다. 숭례문의 뼈대를 이룰 부재(部材)는 불 탄 목재를 재활용하는 게 관건. 화재 현장에서 수습한 부재 3,000여점의 실측작업이 절반 가량 진행됐으며 훼손된 부재실측이 끝나야 복구에 사용될 목재량의 산출이 가능해진다. 새 목부재는 1865년 경복궁 중건과 1961년 숭례문 중수 때도 쓰였던 삼척 준경묘의 금강송 대경목이 쓰인다. 한그루에 5~6t에 이르는 나무가 300그루 가까이 투입될 예정이며 별채 후 껍질을 벗긴 나무는 경복궁 부재보관소에서 2년간 건조된 뒤 공사에 사용된다. 또 1907년 일제에 의해 훼손된 지반과 성곽도 원래모습을 되찾게 할 계획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10일 하루 일반인들에게 숭례문 복구현장을 공개하며, 매년 2월10일을 ‘문화재 방재의 날’로 제정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또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숭례문-기억, 아쉬움 그리고 내일’을 주제로 특별전시가 3월8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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