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작가 황호춘씨가 25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회상'을 테마로 초대전을 갖는다.
도자기ㆍ새ㆍ꽃ㆍ물고기 등 친숙한 소재를 사용하는 황호춘씨는 형태를 통해 전달되는 시각적 이미지보다 그 안에 숨겨진 의미를 재발견하는 데 주목해왔다.
그는 윤곽이나 형태가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도록 모호하게 표현함으로써 형태를 소극적으로 묘사해 거기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를 암시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회색빛의 색채 이미지가 분위기를 지배하는 가운데 갈색이나 황색ㆍ검은색 등의 색채들이 어우러지면서 만들어내는 중간 색조의 시각적 이미지는 작가의 정신적인 깊이를 반영한다.
미술평론가 신항섭씨는 "황호춘의 그림은 생각이 많다. 형태를 통해 전달되는 시각적인 이미지보다는 그 안에 숨겨진 의미가 많다는 뜻이다. 그래서 단순히 그림 속의 형태에만 의존하려 한다면 그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작품 대다수는 형식보다도 내용을 중시하는 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또 "모호한 이미지 속에는 무언가 담겨 있다고 느껴지는데 실제로 그의 작품 역시 보여지는 사실 이면에 담긴 내용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의 그림에서 지시하는 상징성은 그 자신의 종교와 연관돼 있다. 그는 소재를 통해 '하나님'이라는 절대자를 향한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하고 있으며 소재는 절대자와의 소통을 매개하는 상징적인 언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의 작품은 난해하지 않으면서도 의미가 깊은, 고상하고 세련된 조형미를 탐색한다"고 평가했다.
황영옥 갤러리 라메르 관장은 "미적 감각에 의해 재해석되는 형태미를 표현하는 새로운 작품세계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그의 전시회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