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생존 가능성' 무게

알자지라 방송 추가메세지 없어…외교부 "최선 노력"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33)씨를 납치한 이라크 무장단체가 제시한 24시간이 22일 새벽으로 지남에 따라 김씨의 안전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 단체가 제시한 시한은 일몰 후 24시간으로 일몰을 언제로 볼 것인가 등에 따라 논란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대략 22일 새벽 1시에서 5시 정도로 해석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 김씨를 억류한 '모노시즘 & 지하드'(유일신과 성전<聖戰>)가 파병철회 시한은 넘어간 셈이고 정부측이 이 단체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만큼 김씨의 생사여부는 주목 거리가 아닐 수 없다. 신봉길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오전 브리핑에서 "상황이 유동적이어서 김씨의 생존 여부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여러 갈래로 보고를 받지만 정확도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살고 싶다'며 파병철회를 절규하는 김씨의 동영상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가 전달됐던 알-자지라 방송에는 아직까지 추가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아 김씨가 아직은 무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김씨의 피랍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부가 다양한 채널을 동원해 억류 무장단체에 김씨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별탈 없이 귀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한국의 이라크 파병부대는 전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이라크의평화와 재건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무장단체쪽에서도 김씨를 살해할 경우 쏟아질 비난여론 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현재 이라크에 나가 있는 서희.제마부대도 현지에서 평판이 좋은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전쟁 당사자인 미국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외교적 노력이 결실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알-자지라, 알-아라비아 등 아랍계 방송을 통해 파병 한국군의 성격과 평화.재건지원 임무 등을 집중 홍보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심씨를 억류하고 있는 무장단체에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씨의 생존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무장단체가 요구한 파병 철회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동안 미국인 참수사건에서 보듯 자신들의 주장을 과격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이 단체가 김씨를 17일 납치해 한국 정부의 파병이 확정된 이후에 김씨의메시지를 공개하는 등 의도성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이라크 저항단체의 입장에서전쟁 당사국인 미국, 영국과 함께 3대 파병국중 하나인 한국에 대한 흠집내기를 통해 이라크 전쟁의 부당성을 알려나가고자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의 경우는 무사귀환한 적 있기 때문에 끝까지 원칙과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현재 할 수 있는 일은 살아있을 것이라는 희망을가지고 사용가능한 모든 외교적 수단을 가동해 김씨를 구해내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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