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라도(MBC 16일 밤 0시 25분)
많은 예산과 초호화 배역진을 자랑하던 1950∼60년대 서부극들을 좋아한 감독이 그 당시의 영화들을 많이 차용해 연출한 작품이다. 실버라도라는 지역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 서부극은 부패한 보안관(브라이언 데너히 분) 무리와 정의를 위해 싸우는 네 명의 총잡이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옛날 서부극에 비해 복잡하고 정교한 편이고 액션이 화려하다.
네 명의 주인공 외에도 이중적이고 세련된 도박사 역으로 제프 골드블럼이, 미망인 역할로 로잔나 아퀘트가, 그리고 술집 주인 역할로 작은 키로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 주는 린다 헌트가 출연했다.
사막을 지나가던 총잡이 에밋(스캇 글렌)이 동료들에게 배신당하고 땡볕에 죽게 생긴 총잡이 페이든(케빈 클라인)을 구한다. 그 둘은 실버라도라는 곳으로 같이 가게 되는데 그 곳 보안관서 감옥에 에밋의 동생 제이크(케빈 코스트너)가 갇혀 있고 다음 날 교수형을 당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동료들을 하나 하나 발견해 복수를 하던 페이든 마저 제이크가 있는 감옥에 들어가고 에밋 혼자 남게 된다.
한편, 제이크와 페이든은 탈출을 계획해 성공하고 절묘한 에밋의 등장으로 시내를 탈출한다. 실버라도 외곽. 보안관 무리에 계속 쫓기는 이 세 사람 앞에 갑자기 한 명의 총잡이가 이들을 돕는다. 그의 이름은 맬(대니 글로버). 흑인 총잡이인 그는 실버라도에서 에밋과 페이든을 잠깐 만나 신세를 진 것에 답례하고자 그런 행동을 했다. 로렌스 캐스던 감독 작품.
■비천무(SBS 16일 오후 11시 40분)
홍콩의 세계적인 무술팀을 초빙, 와이어 액션의 진수를 보여주며 중국에서 거의 전편을 제작할 만큼 막대한 제작비와 큰 스케일로 실감나는 액션이 볼 만하다. 중국 원나라의 폭정에 맞선 한족과 소수민족의 저항과 원나라 몰락의 시대적 배경 속에서 두 연인의 곡절 많은 삶과 사랑을 그려내어 흥행에 성공한 한국형 블록버스터 대작이다.
때는 1343년 봄. 원나라 하북성 산매현의 조그만 움막에 떠돌이 소년이 스며든다. 한때 `호북유가`라는 파를 이룰 정도로 명성을 떨쳤던 고려인의 아들 진하(신현준 분)에게 세상은 너무나 춥고 아프다. 몽고인 장군의 서녀 설리(김희선 분)는 그에게 처음으로 따스한 희망을 품게 해주는 존재이다. 그러나 설리의 아버지 타루가 장군(김학철 분) 때문에 둘은 강제로 이별해야만 하고, 진하는 `호북유가`의 전설적인 권법인 `비천신기`를 연마하며 설리와 재회를 기다린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 한족 귀족 남궁준광(정진영 분)은 진하와의 우정과 설리를 향한 사랑 사이에서 미련 없이 사랑을 택한다. 까마득한 절망과 분노에 치를 떨던 진하는 10여 년이 흐른 어느 날, 자하랑이라 불리는 자객이 되어 반원 세력의 척결에 앞장서는데…. 김영준 감독 작품.
■데스페라도(KBS2 15일 오후 10시 50분)
24살의 로베르토 로드리게즈가 7천달러라는 저예산으로 제작되어 화제를 모은 `엘 마리아치`의 속편으로, 전편의 흥행에 힘입어 컬럼비아 영화사의 든든한 지원과 화려한 출연진으로 액션 장면들을 마음껏 구사했으나 전편에서 보여준 운명에 대한 성찰과 유머는 사라지고 헐리우드식 엎치락 뒤치락과 발레를 하는 듯한 황당한 액션만 남무하였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마약상으로 우정 출연한다. 스페인 여배우 살마 헤이엑의 매혹적인 모습이 주요 볼거리.
악랄한 마약 밀매상 부초(조아큄 데 알메이다 분)에 의해 사랑하는 여인과 한쪽 손을 잃은 검은 머리의 사내가 복수를 위해 길을 떠난다. 그가 가진 것은 오직 낡은 기타 케이스 하나, 그러나 그 안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무기가 들어있다. 이름도 없는 이 사나이는 그저 스페인어로 악사라는 뜻의 `마리아치(안토니오 반데라스 분)`라고 불리운다. 기타 케이스를 들고 다니는 사내가 부초를 쫓고 있다는 소문이 곳곳에 퍼진 가운데 마리아치는 부초 일당의 비밀 아지트인 까페를 찾아낸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