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욕망' 과 '행동' 은 사랑의 본질

■ 신들의 사랑법… 이동현 지음, 오푸스 펴냄


제우스는 바람둥이였다. 상대가 여자든 남자든, 소녀든 유부녀든 가리지 않고 여신에서부터 요정(nymph)을 거쳐 인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여자들과 염문을 뿌렸다. 솔깃한 말로 구슬리고 유혹하기도 하고, 말을 듣지 않을 때는 권력을 동원해 납치하기도 했다. 그래서 제우스는 이른바 원초적 욕망의 지존으로 불린다. 제우스 뿐 아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신들은 배우자가 있음에도 상대를 가리지 않고 눈만 맞아도 사랑을 하는 자유분망함을 보였다. 미술평론가인 저자는 앞뒤 가리지 않고 자신의 원초적 욕망을 충족시켰던 신들의 사랑에는 '욕망'과 '행동'이라는 사랑의 본질이 잘 드러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언제나 행복한 결론으로 이르지는 못한다. 저자가 말하고 싶은 요지는 태초부터 연애는 카오스였다는 사실. 제우스의 사랑은 모노가미(monogamy, 독점적 일대일 연애관계)의 제약을 벗어나지 못했고, 제우스의 아내인 헤라는 낭만적인 사랑을 꿈꿨으나 혼자만의 의지로 완성할 수 없었다.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 조차 인간과의 사랑에서 괴로워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저자는 수많은 신들의 사랑을 통해 현대인의 성향별로 어울리는 사랑방식을 알려준다. 제우스ㆍ헤라ㆍ아프로디테ㆍ아레스 등 네명의 신들의 성향을 바탕으로 성격에 어울리는 사랑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신화를 주제로 한 명화를 실감나게 곁들여 사랑과 연애의 기술을 알려준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