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中, 부동산가격 다시 뜀박질… '특단의 카드' 꺼내나

베이징 집값 한달새 10%올라 4월 규제이전 수준으로 회귀
주택업체들 분양가 잇단 인상 외국기업들도 합작 형태 진출
당국, 인플레압력 고조 부담
부동산 대출 전면 금지등 메가톤급 제재론 나돌아 '황금연휴' 기간 발표 가능성

중국 남부 항구 도시인 선전시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창에 빼곡히 내걸린 아파트 매물을 시민들이 찬찬히 살펴보고 있다.


중국 남부 쉔젠에 사는 직장인 천(陳)모씨는 요즘 또 다시 올라가는 집 값을 보고 있노라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중국 당국의 부동산 경기규제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첫 집 장만을 미뤘는데 5월 이후 하락 조짐을 보이던 부동산 가격이 다시 지난 8월말께부터 뛰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6월에 ㎡당 2만 위안하는 아파트가 있었지만 정부 규제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사지 않았는데 지금은 2만3,000위안으로 되레 올라갔다"고 탄식했다. 중국 당국이 지난 4월 부동산 거품을 빼기 위해 전격 단행한 규제 조치를 비웃기라도 하듯 4개월 만에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대도시의 주택 가격이 규제 이전 수준으로 급등하고 있다. 세 번째 주택대출 금지 등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중국 당국의 부동산 규제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지난 6월까지만 해도 대도시의 부동산 거래량이 60% 이상 급락하고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서는 모습이 나타났다. 하지만 8월 들어 신규 분양 판매가 늘어나며 거래량 급등과 함께 가격도 완연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내성이 생긴 과열 부동산 시장을 잡기위 해 특단의 카드를 꺼내 드 는게 아니냐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금 중국 부동산 시장은 폭풍 전야의 고요함이 감돌고 있다. 당장 내주부터 시작되는 추석, 국경절 연휴 기간에 당국이 은행의 부동산대출 전면 금지 등 메가톤급 제재를 꺼내 들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중위안의 황타오 애널리스트는 "베이징, 광저우 등 대도시의 주택 가격과 거래량이 지난 8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정부가 연휴 기간에 이전 규제와는 다른 강력한 부동산 경기 억제책을 내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렇게 되면 황금연휴가 회색 연휴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원점으로 돌아온 부동산 시장= 부동산 민간조사회사들에 따르면 베이징의 8월 거주용 분양물량 평균 판매가격은 ㎡당 2만1,008위안으로 전월 대비 10.6% 상승해 지난 4월 부동산 규제가 도입된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가격도 규제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 상하이의 8월 거주용 분양 판매 면적은 73만㎡(저가 국민주택 물량 제외)로 전월 대비 69.77% 증가했고 평균 판매가격도 ㎡당 2만1,156위안으로 전월 대비 9.54% 상승했다. 판매량과 가격 동시에 4월 규제 이전 수준에 맞먹고 있다. 베이징의 부동산중개업체인 리수이차오에서 일하고 있는 푸(付)모씨는 "베이징 북쪽 대형단지 텐퉁위안이 지난 4월 부동산 규제 이후 ㎡당 1만6,000위안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1만7,000위안으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매달 발표하는 부동산 가격 수치는 4개월째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지만 실제 부동산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통계국은 지난 8월 주요 70개 도시의 주택가격 증가율이 전년동기 대비 9.3%로 4개월 연속 증가율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 느끼는 부동산 체감 온도는 8월부터 거래량이 늘어나고 신규 분양가격이 상승하며 주택경기가 다시 달아오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업체들 분양가격 인상 나서= 주택 경기가 살아나는 모습이 나타나자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다시 신규 분양가격을 올리고 있다. 지난 4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이후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부동산개발업체들은 신규 분양가 인하에 나선 바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용??이 베이징 동부의 신규 주택 가격을 20% 인하하는 등 신규 분양 물량 인하 러시가 잇달았다. 하지만 8월 들어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부동산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다시 투기 조짐이 나타나자 다시 신규 분양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완커, 에버그랜드 등이 분양 가격 인하 캠페인을 중단하고 다시 분양가 인상에 나섰다"고 말했다. 정부가 부동산 경기과열을 잡기 위해 이들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은행대출 제한, 자금조달 출처 조사 등 전방위 규제에 나서고 있지만 약발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업체들은 외국 사모펀드와 부동산 개발업체와 손잡고 이들 외국계 자본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자금난 해소는 물론 프로젝트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외국계 부동산투자회사들도 중국의 부동산 시장 활황에 편승해 시장 진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다 중국 규제상 단독으로 부동산 개발에 뛰어들 수 없어 적극적으로 중국 업체들과의 합작에 나서고 있다. 투자은행인 UBS의 글로벌애셋매니지먼트는 중국의 부동산개발업체인 겜달그룹과 손잡고 부동산펀드를 발족시켰고 세계 최대 사모펀드 그룹인 블랙스톤도 홍콩 소재 그레이트이글그룹과 제휴해 다롄의 고급 아파트 건설 프로젝트에 착수하기로 했다. 상장기업 중 중국의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완커는 지난 8월의 판매액이 120억위안으로 역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역별로 쉔젠과 광저우에서 각각 84%, 56%의 판매 증가율을 보이는 등 주요 도시에서의 분양이 호조를 띠었다고 밝혔다. ◇대출중지 등 특단 대책 가능성= 이같이 부동산 가격이 잡히지 않고 되레 상승하면서 중국 정부가 특단의 부동산 규제 카드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있다. 우리투자증권 베이징대표처의 주희곤 리서치센터장은 "8월과 같은 부동산 가격 반등세가 9월과 10월에도 계속된다면 중국 당국이 부동산 보유세 전격 도입, 두번째 주택대출 금지 등의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지난 2004년 단행했던 부동산을 포함한 고정자산투자에 대한 전면적인 은행대출 중단을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지난 20004년 중국 당국은 부동산 경기과열을 잡기 위해 2주간 고정자산투자에 대한 은행대출을 전면 중지시킨 바 있다. 하지만 경기파급 효과가 너무 큰 은행대출 전면 중지보다는 일단 2주택 대출자에 대한 은행대출 비율 하향 조정, 모기지 금리 추가 인상 등의 대출 제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택 가격의 상승은 가뜩이나 농산물 값 급등으로 커지고 있는 인플레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7월 인플레는 3.3%로 정부의 목표치인 3%를 훌쩍 넘어섰는데 식품가격과 함께 부동산 가격이 소비자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반기 중국 정부의 최대 경제정책 과제인 인플레를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든 잡아야 한다는 게 당국자의 판단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지금의 중국 부동산 시장은 자체적으로 과열을 식힐 수 있는 단계를 지나갔다며 중국이 추가의 규제 조치를 내놓지 않을 경우 버블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투자회사인 스타록 인베스트메니지먼트는 지난 2일 보고서에서 "중국 당국이 금리 이상이나 부동산 보유세 도입 등의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부동산 시장은 계속해서 버블을 만들어 갈 것이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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