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720선 아래서 ‘눈치보기’

주식시장이 종합주가지수 720선 부근에서 숨을 죽인 채 눈치보기에 들어갔다. 30일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들의 관망속에 개인들의 매물에 밀려 전일보다 8.18포인트 떨어진 714.15포인트로 마감, 하루 만에 720선 아래로 다시 밀려났다. 기관들은 프로그램 매수세를 중심으로 419억원 순매수에 나섰지만 지수를 받치기엔 역부족이었다. 전문가들은 현재 횡보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종합주가지수 720~730선이 경험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중요한 지수대라는 점에서 미국의 주요 지표가 발표되는 이번 주 후반께 위든 아래든 방향성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5년간 종합주가지수의 평균치가 바로 731포인트로 720~730선은 투자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지수대이다. 이에 따라 720~730선 돌파 여부는 익숙한 지수대를 벗어난다는 점에서 방향성 결정에 상당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방향성을 결정할 주요 변수는 미국과 한국의 경제지표 발표가 될 전망이다. ◇720~730선 저항 통과의례 필요=최근 종합주가지수의 저항선은 720선 부근이지만 지난 4~5월만 해도 630선이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630선의 저항은 5월말부터 본격화된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이미 극복해낸 상태다. 이제 720선 돌파 여부가 시장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단순한 유동성 보강을 바탕으로 돌파하기는 힘에 부칠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지표의 호전에 따른 펀더멘털상의 변화가 있어야만 720선 돌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조용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주 발표될 미국 경제지표는 한ㆍ미 증시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라며 “만약 경기회복과 설비투자 징후가 뚜렷해지면 기업들의 매출회복 신호로 인식돼 증시의 불확실성도 사라지게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730선 이상은 매물공백 구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최근의 좁은 박스권인 695~731선 사이에 300일간 거래된 매물의 23.15%가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731~767선에는 전체 매물의 7.51%, 767~803선 사이의 매물도 전체의 7.36%에 불과한 매물공백 구간이다. 이에 따라 매물이 집중돼 있는 720~730선을 벗어나 지수가 위쪽으로 방향을 잡을 경우 상승탄력이 의외로 강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720~730선을 넘어선다는 것은 활발한 거래가 이뤄졌던 지수대를 벗어나 매물공백 구간으로 들어간다는 것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일 수도 있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변동성 확대 국면 대비해 포트폴리오 압축전략=720선 돌파 여부를 놓고 시장의 관심은 30일 발표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베이지북과 다음달 1일 발표될 ISM 제조업지수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이들 발표치가 만약 시장의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720선을 기준으로 본격적인 가격조정 국면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말 이후 지수가 720선 부근의 정체국면에서 벗어나 변동성 확대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상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720선 돌파 여부가 확인되기 전까지 실적호전주와 외국인 선호주, 내수 대표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고 외부 변수를 체크하는 보수적 전략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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