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숨은주역] 씨티앤컴

올해 1월 한 중소기업이 중국공상은행(中國工商銀行), 우리로 치면 산업은행에 해당하는 곳에 대규모 디지털영상기록장치(DVR) 계약을 성공시켜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계약 금액만 30여억원. 대기업도 힘들다는 중국 공공기관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주인공은 경북 구미 3공단에 위치한 씨티앤컴(대표 박찬덕, www.ctncom.co.kr)이다 이 회사는 LG전자 `명장`(名匠) 출신인 박찬덕 사장(48)이 93년 설립한 업체다. DVR과 CCTV 카메라 등을 전문 개발, 생산하고 있다. 95년 우량기술기업 선정, 2000년 철탑산업훈장, 산자부 수출공로 장관상 수상, 2001년 수출유망중소기업 선정 및 이노비즈 기업 선정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지난해 60여억원의 매출을 거뒀고 올해 100억여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미 올 4월까지만 38억여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다. 씨티앤컴의 매출은 90% 이상 수출에서 나온다. 이 회사가 중국진출에 성공한 이유는 장기간의 투자와 철저한 현지화 전략 때문. 중국시장 개척을 위해 설립 직후부터 7년이란 시간을 투자했다. 철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품질과 가격이 우수한 현지부품들은 직접 선정, 도입해 왔다. 현지 사정에 능통한 에이전트를 두어 시장정보를 얻어왔다. 2001년에는 중국 심천에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도 했다. “한두해 고생으로 쉽사리 실적을 얻을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다”는 게 박 사장의 설명이다. DVR 업계는 한국이 기술력과 점유율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난립한 업체들로 인해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 박 사장이 선택한 차별화 전략은 두 가지. “첫째, 사용자의 편의에 맞춰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다, 둘째, 직접 모든 부품을 개발하고 생산해 낸다는 게 전략입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 소비자의 기호에 가장 적합한 제품을 만들어 내겠다는 의미지요” 이런 전략에 따르다 보니 다른 DVR업체들에게는 없는 제품들이 많이 있다는 게 씨티앤컴의 자랑이다. 박 사장 역시 “해외 바이어들이 숱한 업체들을 찾아 다녀도 못찾은 제품을 우리 회사에서 보고 계약한 경우가 많다”고 자부하고 있다. 올해 씨티앤컴은 가장 편리하게 쓸 수 있는 PC 타입의 DVR 제품을 내놓을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비디오 일체형 TV처럼 14인치 모니터와 DVR을 하나로 결합한 일체형 스탠드얼론 제품. 여기에 리모컨을 갖추고 4인치 모니터를 단 최소형 DVR도 내놓았다. 박 사장은 “많은 제품이 있지만 아직까지 DVR을 가전제품처럼 편하게 쓸 수 있는 경우는 드문 상태”라며 “이미 몇몇 대기업에서 샘플 제품을 보고 싶다는 연락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대규모로 DVR제품이 들어가는 SI업계를 겨냥, DVR 62대를 직접 연결해 하나의 컨트롤러로 제어하는 기기도 내놓았다. 이미 관련특허를 출원한 상태. “중국 진출은 이제 시작입니다. 전세계 모든 바이어를 만족시킬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박 사장은 강조했다. [인터뷰] 박찬덕 사장 "독자기술로 해외공략 강화" “독자적인 기술로 시장을 점유해 나갈 예정입니다” 씨티앤컴의 박찬덕 사장 은 대학진학을 포기한 후에 생산현장에서 근무하며 석사학위를 따고 사업을 일으킨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LG전자에서 근무할 당시부터 기술분야에서 능력을 인정 받아 왔다. 76년 전국기능대회에서 TV수리 직종에서 금메달을 땄고 81년에는 전자기기 제작분야에서 노동부장관 선정 `명장 1호`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박 사장의 이력에 걸맞게 씨티앤컴은 특허 5건, 의장등록 4건, 실용신안 6건, KT신기술인증서 1건 등을 보유하고 있다. “시끄럽고 요란한 설명보다 제품으로 기술력과 성장가능성을 보이겠다”는 게 박 사장의 포부다. DVR 업계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명성에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것도 박 사장의 고집이다. “아직까지 DVR은 산업제품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하지만 곧 분명히 일반가전제품처럼 DVR이 각광 받는 시절이 올 겁니다” 이를 대비해 박 사장은 잘 쓰지도 않는 기능은 과감히 정리하고 가장 필요한 기능을 가장 쉽게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박 사장은 “대기업에서 배운 마케팅 노하우와 제품 구성력에 자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어느 업체도 생각하지 못한 제품들을 만들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구미= 현상경기자 hsk@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