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구조의 선진화를 이룰수 있는 전환점이 됐으면 한다』『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진정한 공생관계가 구축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나 원만한 구조조정을 위해 대기업들이 퇴출시키는 업종의 설비와 노하우 등을 중소업체에 이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7일 열린 정부와 5대그룹간 간담회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일관된 견해다.
업계는 그룹사들이 계열사를 대폭 축소한다는 점에 부분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건전한 경쟁, 협력관계가 구축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계열사 부채비율 축소와 상호 빚보증 해소는 대기업에 눌려 「영원한 벽」으로 인식해온 자금난 문제에 다소 숨통이 트이는 전기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
중소업계는 계열사 축소의 경우 당장 대기업과 하청 또는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업체들에게는 치명타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IMF시대 어려운 경제상황속에서 대기업과의 관계를 통해 연명하다시피 해온 업체들에게는 생명줄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야기, 부도업체들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등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중소기업인들은 대기업들이 그동안 중소기업 업종까지 무분별하게 침투해온 비도덕적 경영행태가 줄거나 봉쇄된다는 점에서는 중소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중소기업들간의 경쟁관계가 구축될수 있어 건전한 시장경제체제가 확립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조합의 이지수이사는 『대기업들이 전자 통신 금융부문 등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계열사를 축소하면 중소업체들에게는 위기와 발전이 혼합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중소업체들의 시장이 확대되고 대기업에 치중됐던 금융구조가 정상화되는 등 산업구조가 선진화될 수 있는 계기가 돼 바람직스럽다』고 분석했다.
서화정보통신 박종희사장은 『지금상황에서 무조건식 퇴출은 자칫 국내 해당산업의 공동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산업전반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매끄러운 조정을 위해서는 해당업종의 설비와 노하우를 중소기업에 이전시켜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대기업들의 인식전환이라는 지적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형식적인 몸집줄이기와 부채 축소로는 결코 재벌개혁은 물론 산업구조의 선진화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수영전기 김학준사장은 『대기업들의 내부적인 상황을 들여다 보면 당장 이번 합의가 산업구조 선진화에 큰 전환점이 될 것같지 않다. 기존관념의 고착, 즉 기득권에 대한 문제 등으로 단기간내 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문제들에 대한 보완을 위해 정부는 물론 재벌들도 발상의 전환과 함께 진정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정부에서도 여러차례가 시도된 이같은 재벌개혁조치가 「공염불」로 끝난 전철을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고 중소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업계는 따라서 정부가 이번 합의내용을 철저히 관리 감독해 재벌들이 약속을 꼭 지키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성장기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