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시장에 투자하는 공모펀드가 처음으로 나왔다. 투자 자격이 기관이나 예탁금 3억원 이상을 예치한 개인들로 제한된 상황에서 소액 투자자들도 코넥스 시장에 간접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신자산운용은 17일 공시를 통해 “지난달 28일 설정한 ‘대신창조성장 중소형주펀드’의 약관을 개정, 투자 대상 자산에 코넥스 종목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서재형 대신자산운용 대표가 직접 운용을 맡은 이 펀드는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총 100위 이하 종목과 함께 자산의 5% 내에서 코넥스 종목에도 투자하게 된다. 서 대표는 “아직 코넥스 상장종목 수나 거래량이 미미하지만, 펀드투자자들이 또 다른 좋은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는 열어두는 게 필요하다”며 “어떤 종목을 편입할 지 고민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다른 운용사들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 유일의 코스닥 전용펀드를 운용중인 LS자산운용의 이윤규 대표는 “시장이 좀 더 활성화된 다음 코넥스 투자 펀드를 고려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태 동양자산운용 채널마케팅팀장도 “아직까지 코넥스에 투자하기에 유동성이 부족해 상품 출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유동성 문제와 함께 상장 기업들에 대한 신뢰감 부족도 큰 운용사 입장에선 부담이다. 한 자산운용사 상품전략팀 관계자는 “코넥스 업체들이 규모가 워낙 영세하기 때문에 회계투명성, 대주주의 횡령ㆍ배임 등의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투자자를 제한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코넥스 업체들에 대한 신뢰가 초기 코스닥 시장보다 덜 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검증 과정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 등 5개 증권유관기관들이 설정한 코넥스 공동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매니저들도 운용사별로 유입된 100억원을 코넥스 시장에 전부 투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코넥스 공동펀드 운용 매니저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2억~3억원으로 거래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현재 종목 수도 21개에 머물러 있어 100억원 중 10%도 편입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증권사에서 코넥스 업체들에 대한 분석이 더 활발하게 이뤄지고 업체 담당자들과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질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