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틀에서 벗어나 훌쩍 떠나는 여행은 마음의 보약이다.
낯선 곳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들로 우리의 감성은 풍부해진다.
특히 해외여행은 떠나기 전의 설렘과 이국풍물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음이 들뜨게 마련이다.
지난해만 해도 750만여명이 바깥 바람을 쐬고 왔을 만큼 이제 해외여행은 보편화됐다.
그러나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해외여행은 극소수 공직자와 기업인의 업무와 관련돼 극도로 한정돼 있었다. 어찌 보면 사치스러운 특권이기도 했다.
일반인들의 해외관광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었다.
나라가 가난하다 보니 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우려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밖에 나가 민주니 자유니 떠드는 게 부담스러웠던 것이 더 큰 이유였다.
1980년대 들어서면서 국내관광객 수는 급속히 늘기 시작했다. 1982년에는 야간통행금지마저 해제됐다
우리나라가 관광 목적의 여권을 발급하기 시작한 것은 1983년의 일이다.
당시 관광여권 발급요건은 50세 이상으로 나이를 제한했으며 관광예치금제도(200만원을 은행에 1년간 예치)를 두는 등 극히 제한적이었다
이후 정부는 단계적으로 해외여행 규제를 완화, 1987년 45세 이상, 1988년 1월 40세, 1988년 7월 30세로 낮추고 연 2회 이하라는 여행횟수 제한도 철폐했다.
그리고 마침내 1989년 4월2일 누구나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전면자유화 조치를 단행했다.
내 돈 내고 내 발로 여행 간다는데 나라가 못 간다고 막는 것은 공산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인데 한때 이 땅에서도 이 같은 일이 버젓이 행해졌었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 너도 나도 우르르 몰려 나가 한국 망신 시키는 관광객만큼은 제한을 하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