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피해 극복과 경기 살리기에 올해 11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해 총 22조원대의 재정을 추가로 투입한다.
정부는 3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추경안을 의결하고 오는 6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목표한 대로 오는 20일 이전에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8월 초부터 돈 풀기를 시작해 경기 진작에 나설 방침이다.
추경안은 11조8,000억원 규모로 짜여졌다.
경기여건 악화에 따른 세입결손 보전용 세입 추경 5조6,000억원과 메르스·가뭄 대응을 위한 6조2,000억원의 세출 확대(세출 추경)로 구성됐다.
정부는 이와 함께 기금 지출 증액(3조1,000억원), 공공기관 자체투자와 민자부분 선투자 확대(2조3,000억원), 신용·기술 보증과 무역보험 및 수출여신 확대 등 금융성 지원(4조5,000억원)을 추진한다.
이로써 추경을 포함한 올해 전체 재정 보강 규모는 21조7,00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이번 재정보강 대책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을 0.3%포인트 정도 올려 3%대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내년 성장률 제고 효과는 0.4%포인트 안팎으로 예상됐다.
고용에서는 청년용 6만6,000개를 포함해 12만4,000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창출될 것으로 예측됐다.
추경 재원은 한국은행 잉여금 7,000억원과 기금 재원 1조5,000억원을 활용한다. 나머지 9조6,000억원은 신규 국채발행으로 조달할 예정이어서 그만큼 나라 빚이 늘어나게 된다.
추경 세출 확대분은 메르스 극복 및 피해업종 지원에 2조5,000억원, 가뭄 및 장마 대책에 8,000억원, 서민생활 안정에 1조2,000억원, 생활밀착형 안전투자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1조7,000억원이 투입된다.
메르스 극복과 관련해서는 음압격리병동 등 시설·장비 확충(1,448억원), 피해 병·의원 보조(1,000억원), 의료기관 융자(5,000억원), 관광업계 시설·운용 자금 확대(3,000억원) 목적으로 사용된다.
메르스로 타격을 받은 공연업계를 위해 입장권 한 장을 사면 한 장을 더주는 ‘1+1(원 플러스 원)’ 사업도 지원한다.
가뭄 및 장마 대책으로는 가뭄피해지역 수리시설 확충(1,150억원), 재해위험 노후저수지 개보수(3,083억원), 농산물 긴급수급안정자금(700억원)을 지원한다.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임금피크제 도입 기업이 장년 고용을 유지하면서 청년을 신규 채용할 경우 연간 1,080만원을 지원하는 세대 간 상생 고용(206억원)과 취업성공패키지(644억원) 분야에도 추경이 쓰인다.
정부는 원래 세대간 상생 고용지원제를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추경안 편성을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앞당겨 도입하기로 했다.
생활밀착형 안전투자 및 지역경제 활성화 부분에서는 고속도로 건설(4,000억원) 등 사회간접자본(SOC) 조기 완공을 지원하고 하수도 시설 확충(566억원) 등 생활편의를 증진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기금의 지출 확대를 통해 마련되는 재원은 영세 자영업자 경영안정자금지원 2배 확대(3,500억→7,100억원), 서민주거안정(2조원), 체불임금 대신 지급하는 체당금 증액(593억원) 등에 사용된다.
이번 추경 편성으로 재정 건전성은 다소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중앙정부의 총수입과 총지출 차이인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뺀 것) 비율은 애초 올해 예산 계획안에 잡힌 -2.1%에서 -3.0%로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 국채 발행(9조6,000억원)만큼 국가채무가 늘어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5.7%에서 37.5%로 1.8%포인트 증가할 전망이다.
방 차관은 “추경으로 재정이 일시적으로 나빠지겠지만 경기가 활성화돼 세수가 늘어나면 중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장기 재정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추경을 위한 국채 신규 발행으로 국고채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월별 균분 발행 등의 국고채시장 안정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