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은 14일 오후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포스코 컨소시엄 이탈 이유는 오로지 가격에 대한 의견 차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 전략을 총괄했던 임병용 GS홀딩스 부사장은 “의견 차이를 좁히기 위해 마지막까지 대화를 했지만 극복하지 못했다”면서 “두 회사가 합치시키기 어려운 가격 차이가 존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각주체인 산업은행, 한때 인수 파트너였던 포스코, 한화, 현대중공업 등 이해 관계자들은 “GS의 해명이 충분하지 않다”며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진실공방은 자칫 법적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임 부사장은 “지난 13일 오전 이구택 포스코 회장과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양사 간부들이 배석한 가운데 논의를 거듭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GS 측이 결국 컨소시엄 탈퇴를 선언했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었음을 애써 설명했다.
임 부사장의 말대로라면 포스코가 이미 GS와의 컨소시엄이 깨진 상태에서도 시간에 쫓겨 두 회사 연합형태의 입찰서류 제출을 강행한 셈이 된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이날까지 포스코의 입찰자격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경쟁후보인 한화도 “어쩔 수 없었지만 포스코는 결과적으로 허위입찰을 한 셈이고 산은이 포스코에 입찰자격을 부여할 경우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어떻게 결론이 나든 큰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임 부사장이 “포스코는 입찰을 계속 진행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고 만일 포스코가 자격을 박탈당한다고 해도 GS에 소송 등을 제기할 가능성은 제로”라고 못박은 데 대해서도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10대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금 GS의 입장 철회로 포스코뿐만 아니라 매각주체, 타 인수후보, 정부 모두 대혼란에 빠지는 걸 보고도 어떻게 그런 장담을 하느냐”며 “그런 식의 무책임한 얘기 말고 진실을 밝히고 수습을 돕는 게 업계와 국민을 위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GS 측이 이날 ‘가격에 대한 이견’에 대해 “포스코는 공격적이었고 GS는 합리적으로 공격적이었다”고 밝히고 넘어간 부분도 두고두고 뒷말을 남길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인수 희망가격이 2조원 이상 벌어졌고 포스코 측이 GS의 가격을 보고 “이 수준에서는 절대 낙찰 가능성이 없으니 다시 한번 생각해달라”고 요구했으나 GS가 이를 뿌리쳤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두 회사가 대략의 가격대도 합의하지 않은 채 인수만을 목적으로 무책임하게 컨소시엄을 구성했다는 것이다.
임 부사장은 이에 대해 “자세한 금액 차이는 얘기할 수 없지만 예를 들어 쏘나타 자동차를 6,000만원에 살 사람이 있겠느냐”고 밝혀 포스코 쪽의 베팅에 무리수가 있었다고 판단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