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낮게…" 로우볼펀드 잇단 출시
위험 낮은 종목에 투자… 1년 수익률 32% 넘어
송주희기자 ssong@sed.co.kr
국내외 증시의 변덕이 심해지면서 변동성 낮은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잇따라 등장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달 중 저변동성 종목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TIGER 로우볼'을 상장할 계획이다. 이 ETF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로우볼(low volatility)지수'를 추종한다. 로우볼지수는 코스피200종목 중 변동성이 낮은 40개 종목을 추려내 만든 지수다.
로우볼지수의 연초 후 수익률은 10.54%로 같은 기간 코스피200지수 상승률(-7.03%)을 크게 웃돈다. 최근 1년 수익률은 로우볼지수가 32.88%로 코스피200(-1.31%)과 30%포인트 넘게 차이가 난다. TIGER 로우볼은 매 3월, 6월, 9월, 12월 선물옵션 만기일 다음주에 해당일 기준 1년 변동성을 바탕으로 종목교체를 실시한다. 최근 에프앤가이드 로우볼지수는 SK텔레콤, 한샘, 한국쉘석유, LG유플러스, 오뚜기, CJ CGV 등을 편입하고 있으며 이들 종목의 최근 1년 수익률은 70~130% 대로 대체로 우수하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통상 변동성, 즉 위험이 클수록 수익이 좋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위험이 낮은 주식이 오히려 수익률이 높은 부분이 있다"며 "전통적인 재무이론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이 점에 주목한 것이 바로 로우볼 전략"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이미 2년 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로우볼 상품들은 최근 저성장 국면에서 투자자들의 위험선호도가 낮아지면서 국내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게 윤 이사의 설명이다. 해외에서 같은 전략을 쓰는 대표 상품은 2011년 5월 상장된 PowerShares S&P 500 로우볼(SPLV)로 S&P500 지수 중 12개월 변동성이 낮은 100개 종목을 편입한 S&P 500 로우볼 인덱스를 추종한다. 순자산 45억2,923만달러로 연초 후 12.83%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흥국자산운용도 지난 4일 국내 거래소 종목 중 변동성이 낮은 주식에 투자하는 '흥국 흔들리지 않는 K-로우볼 인덱스 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세계적인 지수 공급업체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서 지난 5월14일 선보인 'S&P 한국 저변동성 지수(Korea Low Volatility Index)'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다. 흥국자산운용과 S&P의 협약을 통해 구성된 저변동성 지수는 거래소 종목 중 1년간 변동성이 낮은 50개 주식으로 구성된다. 한 섹터의 구성이 커지지 않기 위해서 섹터당 편입비가 30%를 넘지 않고 한 종목당 편입비율도 3%를 넘지 않게 1년에 두 번 종목교체가 이뤄진다. S&P다우존스지수에 따르면 S&P 한국 저변동성 지수에는 지역난방공사, 한미약품, 메리츠증권, 삼성생명, CJ CGV, CJ, 삼천리, KT, 맥쿼리인프라 등이 편입돼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200이 6.16% 빠지는 동안 코리아 로우볼지수는 3.88% 하락하며 손실폭을 줄였다. 이 지수로 연초 후, 최근 1년 수익률을 산정하면 각각 3.53%, 22.78%가 나와 코스피200을 모두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