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설립한 저가항공사 진에어가 17일 국제선을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내놓았다.
김재건 진에어 대표이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실 공급과잉인 국내선에는 취항할 계획이 없었다”며 “중산층 이하를 겨냥한 동남아ㆍ일본ㆍ중국 등 중단거리 국제 관광노선이 진에어의 주력 노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우선 국내선부터 띄우지만 1년간 1만회 운항요건 등을 채우는 내년 8월부터는 국제선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라며 “이 경우 대한항공도 경쟁상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항공이 진에어에 투자를 했지만 별개의 회사로 운영된다”며 “진에어는 오는 2010년 1,6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손익분기점을 지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진에어는 대한항공 조종사 일부를 2년 계약으로 파견받아 운항하지만 동시에 조종사를 자체 양성해 대한항공으로부터의 독립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진에어의 또 다른 관계자도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국제선 등에서 대한항공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며 “대주주인 대한항공 측도 진에어의 성장을 바라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다만 진에어 측은 향후 증자나 지분 재조정 등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김 대표는 이어 국내선 유류할증료 도입 문제와 관련, “저가항공사가 비행기를 띄우기도 전에 유류할증료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당분간 유류할증료 제도를 도입하지 않겠다”면서도 “유가가 더 올라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진에어는 기존 항공사의 80% 정도의 요금을 내세운 저가항공사로 안전성을 높인 차별화된 ‘실용 항공사’를 표방하고 있다. 승무원들의 유니폼을 이례적으로 청바지로 통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