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株 '3분기 실적쇼크' 우려로 급락

공급과잉 지속… 중장기로 자원개발 모멘텀·배당 메리트 부각에 기대
SK에너지·S-OIL 관심 유효


정유업종의 실적 둔화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관련주들이 급락했다. 정제마진이 지속적으로 줄면서 3·4분기에는 '실적쇼크'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계절적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석유 정제 마진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석유매장량 가치가 부각될 수 있는 SK에너지나 배당 메리트가 있는 S-OIL에 대한 관심은 유효한 것으로 분석됐다. 12일 SK에너지는 전일에 비해 9.92% 급락한 11만3,500원으로 마감했고 S-OIL는 장중 등락을 거듭하다 1.13% 하락했다. GS칼텍스의 모회사인 GS도 2.75%나 떨어졌다. 다른 업종들의 경우 3ㆍ4분기에 사상 최대의 실적이 예상되는 반면 화학정유업종의 경우 '어닝쇼크' 가능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수요 회복이 더디고 중국이나 인도ㆍ베트남 등 신규정유설비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실적개선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재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사들의 3ㆍ4분기 영업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쇼크'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석유제품의 가격하락과 마진감소, 환율 급락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4ㆍ4분기 영업실적에 대한 기대 수준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3ㆍ4분기 석유제품 마진은 지난 1ㆍ4분기 5달러에 비해 크게 축소된 3.3달러에 그쳐 전분기(3달러)와 비슷했다. 박정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석유정제 부문의 수익성이 2ㆍ4분기를 바닥으로 반등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오히려 둔화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8월 들어 개선세를 보였던 정제마진도 지난달에는 하락세로 다시 떨어졌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SK에너지의 3ㆍ4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사 평균 추정치(시장 컨센서스)는 지금까지 333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240억원으로 크게 내렸다. S-OIL도 시장 컨센서스(186억원)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단기적으로 정유주들이 펀더멘털 악화에 휘말릴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최근 유가상승에 따르는 자원개발 모멘텀이나 연말의 배당 메리트의 강점이 부각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SK에너지의 경우 원유발견 가능성이 높은 베트남과 브라질에서 유전 탐사를 시행하고 있다"며 "또 해외 자동차 기업과의 2차전지 납품 계약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수개월간 긍정적인 뉴스흐름이 예상되는 점은 펀더멘털의 약세를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석유 정제 마진은 계절적 성수기로 접어들면서 매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안정적인 고유가에 정제 마진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석유 매장량 가치가 부각될 수 있는 SK에너지에 대해 관심권에 둘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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