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내가 토끼를 이겼단다. (중략) 내가 한턱 내지. 모두들 마음껏 먹으라고.” 그리고 거북이는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친구들에게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사줬습니다.
그러나 토끼는 “거북아, 가진 돈을 모두 써버리면 집에는 어떻게 가려고 하니? 집까지는 한참이나 걸어야 하고 또 커다란 산도 넘어야 한다고”라며 거북이를 걱정했습니다.
거북이는 토끼의 말에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어요. “하하하. (중략) 설마 집도 못 찾아가겠니?” (후략)
동화 ‘토끼와 거북이’의 단순한 후속편이 아니다. 어린이들이 계획적인 씀씀이를 고민하도록 꾸며진 ‘경제동화’다.
지은이는 네살배기 아이를 둔 3년차 샐러리맨 박노성(33) 대리.
그는 현재 DVR(Digital Video Recorderㆍ디지털영상저장장치) 제조업체 아이디스에서 일하면서 주말에 원고를 쓰고 다듬어 주당 한편꼴로 사단법인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 홈페이지(www.fq.co.kr)에 올리고 있다.
이제 두달째 접어들었을 뿐인데도 “퇴근 후 아이에게 읽어주고 있다” “다음 편은 언제 나오느냐”는 등 열성 학부모들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한 출판사와 계약을 마치고 내년 어린이날에 맞춰 첫 경제동화집을 출간할 예정”이라며 “최근에는 강의요청까지 들어와서 수업계획을 짜느라 고민”이라고 말했다.
경제동화를 쓰게 된 것은 ‘경제는 쉬운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그는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도 경제신문을 읽을 수 없을 정도였지만 미국 유학시절 어린이 수준으로 다시 배우고 나서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귀국한 뒤 서점에서 우연히 집어 든 어린이용 경제서적에서 ‘어음’ ‘원천징수’ 등의 용어가 나오는 것을 보고 ‘내 아이에게 읽어줄 경제 이야기를 내 손으로 써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 지금의 경제동화가 됐다.
그는 “지식에 거품이 많아서 어른 중에도 ‘경제문맹’이 적지않다”며 “‘경제’보다는 ‘동화’라는 느낌으로 어린이는 물론 나이 드신 어르신까지 경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