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10주년] 화교 경제권이 뜬다

document.write(ad_script); 화교 경제권이 뜬다 5,000여만명 결속력 바탕… 현금동원력 3조달러 달해 중화 경제권(일명 화교 경제권)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80년대 중국이 개혁ㆍ개방 정책을 표방하면서부터. 80년 홍콩의 황기련 교수가 화인 경제권(華人 經濟圈)의 깃발을 올린 후 '중국권', '대중화공동시장' 등 화교 경제권 형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화교 경제권의 범주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정립하기는 쉽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타이완ㆍ홍콩ㆍ마카오ㆍ싱가포르가 화교 경제권에 포함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앞으로 아시아의 실질적 경제 맹주가 될 경우 화교 경제권은 인도차이나반도ㆍ동남아시아ㆍ 동북아시아ㆍ러시아ㆍ인도를 포괄하는 거대 상권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화교 경제권은 유럽연합(EU)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같은 제도적 통합체가 아닌 동일 민족을 바탕으로 한 기능적 통합체여서 결속력, 특히 경제적 협력에 있어서는 어떤 통합체보다 힘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1989년 톈안문(天安門) 사태 직후 중국이 서방국가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을 때도 중국은 전세계 화교 자본의 투자에 힘입어 고도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화교 자본이 중국 경제 도약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현재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화교 수는 5,000여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들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가 넘는 약 3조 달러의 현금 동원력을 갖고 있다. 일례로 홍콩의 최고 갑부인 리카싱 일가는 중국 증시 상장 총액의 30% 이상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중국에 대한 화교 자본의 영향력이 클 수 밖에 없는 셈이다. 특히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결정되면서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외국계 다국적 기업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홍콩ㆍ타이완ㆍ싱가포르 등의 화교 자본과 결탁하는 등 우회전략을 구사, 화교 자본의 위력을 배가 시키고 있다. 마오쩌뚱 시대까지만 해도 '본토를 저버린 자들'로 백안시 됐던 화교들이 이젠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본국 경제 성장의 엔진으로 대접 받게 된 것은 덩샤오핑의 실리주의 정책이 밑바탕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덩샤오핑은 재외 교포는 살고 있는 나라에서 뿌리를 내리되 본토를 잊지 말라는 뜻의 '낙지생근(落地生根)ㆍ낙엽귀근(落葉歸根)'이란 구호 아래 화교 자본을 중국 경제 발전에 적극 이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덩샤오핑은 지난 89년 싱가포르 리콴유 총리를 앞세워 세계 도처에 흩어진 화교 상인들의 대회인 '세계 화상대회'를 격년제로 치르도록 해 화교와 본토의 연대를 공고히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세계 화상대회는 지난해 6회째를 맞았다. 김창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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