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정상회담] 통상현안, 韓 "다자협상" 美 "양자" 주장

투자협정 체결 본격화…부시 '개방압력' 시사도한반도 정세에 비해 부차적인 이슈로 밀려난 통상 현안에 대한 한미 양국의 입장차는 한미 정상의 모두 발언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양자'간에 더 포커스를 맞춘 반면 김대중 대통령은 '다자'간과 함께 양국 교역 활성화 방안을 언급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지난 4년간 이뤄진 한국의 해외투자 규모가 한국이 열린 시장임을 입증하고 있다"고 칭찬한 데 이어 "미국경제의 활성화 없이 한국과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없다"는 '경고적' 뉘앙스의 발언을 통해 앞으로 미국의 개방압력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는 수입자동차 관세율 인하(8%에서 2.5% 수준), 한국 철강제품에 대한 수입제한조치 발동 및 한보 철강에 대한 보조금 지급 금지 등의 통상 현안에 있어 미국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강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오는 3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뉴라운드(일명 도하 개발 아젠다) 후속 실무협상에서 미국의 적극적인 참여 촉구에 맞서는 한편 다음달 6일로 예정돼 있는 철강제품에 대한 구제조치 발동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 달리 한미 정상이 공히 양국간 교역 활성화와 확대를 강조, 투자협정(BIT) 체결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이 예상된다. 스크린 쿼터, 지적재산권 소급 적용, 통신시장 개방 확대 등이 넘어야 할 과제다. 특히 한미 양국이 이런 문제에 종전보다 신축적인 입장을 보일 경우 협정 체결이 빨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상훈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