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알카텔 품은 노키아, 통신장비업계 1위로

156억유로에 인수 합의
美 시장 공략기반 확대


휴대폰 사업에서 손을 뗀 핀란드의 대표 기업 노키아가 프랑스 통신장비 업체 알카텔루슨트 인수를 통해 재도약에 나선다. 노키아는 알카텔루슨트 인수로 스웨덴의 에릭손, 중국의 화웨이를 앞지르는 최대 통신장비 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노키아가 알카텔루슨트를 156억유로(약 18조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거래는 주식교환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알카텔 주주들은 보유한 주식 1주당 노키아 주식 0.55주를 새로 받게 된다. 이 경우 기존 노키아 주주들은 새 회사 전체 지분의 3분의2가량을 소유하게 된다.

이번 인수 결과 새로 탄생하는 합병회사는 직원 수만도 11만명이 넘는 통신장비 분야의 세계 최대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시장조사 업체인 IDC에 따르면 지난해 노키아와 알카텔루슨트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27.2%에 이르는데 이는 기존 1위 업체인 에릭손(25.7%)과 2위 화웨이(23.2%)를 넘어서는 것이다. 노키아와 알카텔루슨트의 지난해 총 매출액 역시 270억달러로 두 회사를 웃돈다.

노키아는 이번 인수합병(M&A)을 위한 자금을 충분한 보유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적자에 허덕이던 휴대폰 사업 부문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매각한 후 3·4분기에 3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증가했고 주가도 45% 이상 뛰었다.

합병회사는 노키아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고 핀란드에 본사를 두면서 프랑스·독일·미국·중국 등에 핵심 사무실을 운영할 방침이다. 라지브 수리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도 새 법인에서 CEO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노키아는 이번 인수를 기반으로 미국 시장 확장을 꾀할 계획이다. 알카텔루슨트는 미국 대형 통신기업인 AT&T와 버라이즌의 주요 부품 공급사다. 여기에 더해 폐쇄적으로 알려진 프랑스 통신시장 확대도 가능해져 노키아 입장에서는 일석이조라 할 수 있다.

프랑스 정부도 두 회사의 합병에 도움을 줬다. 그동안 프랑스 정부는 자국 기업이 해외 업체에 인수되는 것을 반대해왔다. 그런데 이날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양사 CEO와 긴급 회동 후 프랑스 경제부가 '지지 성명'을 발표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경제장관은 양사 CEO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인수가 알카텔의 미래에도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합병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전날 노키아가 성명을 통해 알카텔루슨트와 "진일보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알카텔 주가는 16% 급등한 4.48유로에 거래됐다. 반면 노키아 주가는 3.6% 하락한 7.49유로에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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