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tionName(); [서경이 만난 사람] 이석채 KT회장 "무선인터넷 부문서 새 성장동력 찾겠다"와이브로·무선랜 등 연결,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무선망 효율적 활용 가능, 새 네트워크 내년 상용화통신-신용카드사 협력땐 이용자 부담도 훨씬 줄어 대담:오철수 정보산업부장 csoh@sed.co.kr 정리=송영규기자 skong@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지금까지는 음성통화가 통신사 비즈니스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지만 앞으로는 데이터가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KT는 앞으로 무선인터넷 부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생각입니다." 이석채 KT 회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통신 네트워크라는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무선인터넷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중심축에 놓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해 "모바일 와이맥스(와이브로)와 무선랜(WiFi), 3세대(3G) 이동통신을 연결해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것"이라며 "기계와 기계, 물건과 물건 사이의 소통을 도와주는 텔레매틱스와 같은 기기 간 통신 모델(M2M)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컨버전스 시대를 맞아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금융과 통신 융합 서비스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그는 "통신사가 신용카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불가피한 시대적 추세"라며 "통신과 카드가 연결되면 이용자들은 부담이 훨씬 줄어들고 업체들은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통신장비업체인 에릭슨과의 제휴와 관련, 이 회장은 "4세대(4G) 이동통신으로 가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늘어나는 데이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것"이라며 "무선통신망을 훨씬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네트워크를 내년 상반기에 상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KT가 출범한 지 4개월이 지났습니다. 시장에서는 KT가 상당히 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통합KT 출범 이후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사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변화의 가짓수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려고 했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것이 사실입니다. 경쟁력을 갖춘 민간기업처럼 효율적이고, 성과에 의해 평가 받고 이를 통해 직원들의 진퇴가 결정되는 그런 기업이 돼야 합니다. KT 직원들은 기득권을 버리는 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어 다행입니다. -통합KT가 출범할 때 비전을 '정보통신기술(ICT) 컨버전스 리더'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컨버전스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시도라고 평가들을 하는데 이와 관련해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십니까. ▦이제 통신업체가 통신망만으로 수익을 올리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망에 실리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합니다. KT는 앞으로 통신 네트워크라는 핵심역량을 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최근 요금인하 방안을 발표하면서 데이터 요금 인하에 굉장히 많은 비중을 뒀습니다. 이는 무선데이터가 폭발하는 시대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겠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요금을 내려 사람들이 많이 쓰게 하고 그것을 비즈니스 모델로 가져가겠다는 얘기죠. -데이터를 많이 쓰게 되면 망에 부하가 많이 걸릴 텐데요. 그에 대한 대안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요. ▦와이브로와 무선랜을 잘 활용하면 굉장히 많은 데이터를 수용할 수 있습니다. 3G 이동통신, 무선랜과 연결해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할 것입니다. 망에 부하가 걸릴 것을 대비해 다른 대안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에릭슨과의 협력을 통해 3세대 무선통신망을 훨씬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커뮤니케이션센터(CCC)'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게 완공될 경우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기지국을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실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근 들어 여러 산업 간의 협업이 화두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KT도 현대자동차나 삼성전자 등과 협력하고 있는데 이를 더 확대할 생각은 없으신지요. ▦통신업체에는 이런 것이 바로 기회입니다. 통신업체가 해외에 진출하려 해도 사람 간의 음성통화와 같은 보편적 서비스는 규제 때문에 성공하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텔레매틱스와 같이 기계와 기계, 물건과 물건 사이의 소통을 해주는 M2M 방식은 외국도 거부하지 못할 것입니다. 또 지금까지는 통신망을 건물까지 연결해주는 데만 치중했는데 앞으로는 통신망을 활용해 건물관제와 같은 건물 내부 영역에도 적극 진출할 생각입니다. 건국대학교 스타시티의 경우 KT가 만든 건물관제 시스템 때문에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건물 관리가 가능합니다. -요즘 통신업체들이 카드를 비롯한 금융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KT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왜 통신사들이 카드사업에 진출하려는 것이죠. ▦KT가 카드산업에 진출하려고 하는 것은 불가피한 시대적 추세입니다. 사실 카드사들이 먼저 협력을 맺었으면 좋겠다는 제의를 해왔습니다. 카드사와 통신사는 이를 통해 고객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업 기반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휴대폰의 유심(USIM)칩에 개인정보를 넣으면 카드를 만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기도 하고 훨씬 안전합니다. 대행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없애 거래 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고요. 통신과 카드가 연결되면 훨씬 싸지게 되는 것입니다. -KT가 얼마 전 통신요금 인하방안을 발표했지만 미흡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특히 요금부과 단위를 10초에서 1초로 바꾸는 초당과금제에 대한 요구가 많은데요. ▦요금을 얼마나 인하했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하를 필요로 하는 계층에 적절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KT가 발표한 요금제는 통신요금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에게 혜택을 집중했습니다. 특히 이번에 내놓으려고 하는 홈 유무선결합(FMC) 상품은 인터넷을 이용해 휴대폰으로 전화를 할 수 있도록 해 요금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싸게 만들어 이동전화를 통해 생업을 유지하는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것입니다. -KT에서 조만간 아이폰을 들여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그 효과에 대해 설왕설래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외국은 스마트폰 시대가 왔습니다. 데이터통신이 활성화되고 미래 통신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스마트폰은 필수입니다. 아이폰은 바로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시대를 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조사와 콘텐츠 업체들은 아이폰에 자극을 받아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 앱스토어 등을 만들 것입니다. 아이폰 이용자가 적은 숫자는 아닐 것입니다. -최근 에릭슨과 협력관계를 맺었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4세대 이동통신, 즉 롱텀에벌루션(LTE)으로 가기 전에 늘어나는 데이터 수요를 감당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보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에릭슨과의 제휴는 4G로 이행하기 위한 준비과정입니다. 에릭슨과의 제휴 덕분에 삼성전자도 같이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도 4G 시대를 앞둔 경쟁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와이브로가 위축될 우려는 없을 것으로 봅니다. -와이브로 음성통화와 관련해 논란이 많습니다. 정부에서는 음성통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업계에서는 데이터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있던데요. KT의 입장은 어떤 것인가요. ▦음성탑재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과연 그럴 필요가 있을까는 생각해봐야 합니다. 말을 물가에 끌고 갈 수는 있지만 억지로 물을 먹일 수는 없습니다. 시장이 따라주지 않으면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와이브로는 대용량 데이터 이용에 유용합니다. 지금은 현대차에서 자동차에 와이브로와 3G 듀얼 모뎀을 설치하는 데 18만원 정도가 들지만 와이브로 전국망이 되면 5만원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웬만한 차에는 모두 탑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투자자들은 와이브로를 낭비라고 생각하고 부담스럽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최근 정부에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와이브로 전국망을 구축하자고 제시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 회장께서는 취임 후 지금까지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유난히 강조하고 계십니다. KT가 가장 많이 바뀐 부분도 그것이고요. 상생에 적극적인 이유가 있나요. ▦중소기업이 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게 평소 소신입니다. 컨버전스 시대에 KT의 경쟁 상대는 개별 회사가 아니라 큰 그룹들입니다. 이들과의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힘을 보탤 수 있는 지원세력들과의 결속력을 키워야 합니다. ◇약력 ▲1945년 경북 성주 ▲경복고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보스턴대 경제학박사 ▲행정고시 7회 ▲경제기획원 예산실장 ▲청와대 경제비서관 ▲재정경제원 차관 ▲정보통신부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미국 미시간대 NTT 초빙교수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영국 BT 고문 ▲현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자문위원 신속한 결정·파격의 '승부사' ■이석채 회장은 지난 6월29일 아침. 중소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상생협력 방안을 발표한 이석채 KT 회장이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위해 회의장에 마련된 좌석에 앉았다. 때마침 옆자리에 앉은 한 임원이 "오늘 발표문이 너무 긴 것 같다"며 말을 건넸고 이 회장은 곧바로 "페이퍼가 많아 임원들의 시간낭비가 심하다. 한두 쪽짜리 핵심만 담은 보고서로 간소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 회장은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시간을 오래 끌지 않는다.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바로 실행한다. KT가 무서운 속도로 변해 '너무 빨라 어지럽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 회장의 이런 결단성 때문이다. 이 회장의 결단성은 종종 파격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 회장은 통합KT가 출범하면서 모든 사업부의 핵심 참모를 여성으로 교체했다. 전무급인 개인고객 부문 전략본부장에는 양현미 전 신한은행 마케팅전략본부장을, 홈고객 부문 전략본부장에는 송영희 전 LG생활건강 마케팅 부문 임원을 새로 영입했으며 기업고객 부문 전략본부장에도 이영희 전 남부법인사업단장을 끌어올렸다. 이유는 간단했다. "여성이 고객의 생각을 가장 잘 읽는다"라는 이유에서다. 여기에는 남성 중심의 권위주의적이고 딱딱한 기업문화를 여성 임원을 통해 부드럽고 고객지향적으로 전환시킴으로써 '공기업 KT'를 '민간기업 KT'로 만들겠다는 의미도 포함된 것이다. 자신이 실천하지 않는 리더십은 모래성처럼 쉽게 붕괴될 수 있는 법. 이 회장 역시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6월1일 통합KT가 출범하던 날 송파구에 있는 이 회장의 아파트에는 '집에서 ㅋㅋ Qook'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또 8월1일 서울 광화문사옥 1층에서 열린 이동전화 요금감면 절차간소화 시스템 개통식에는 자사의 경영방향인 'Olleh'라는 문구가 쓰인 티셔츠를 입고 나오는 등 움직이는 홍보물을 자처하기도 했다. '승부사'인 이 회장에게도 마냥 강한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도 종종 눈에 띈다. 회의를 앞두고 휴대폰 화상통화에서 나오는 손자의 "할아버지 끊지 마"라는 한마디에 어쩔 줄 몰라 쩔쩔 매는, 그리고 회의장에서는 '그래도 핏줄만큼 강한 건 없어요'라고 말하는 그는 한없이 인자한 할아버지였다. 송영규기자 skong@sed.co.kr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