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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습기 시장이 당초 예상 대비 2배 가까이 커질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하지만 동시에 발열, 소음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이에따라 제습기 시장의 열풍이 지속될지, 한때 유행으로 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3일 생활가전업계에 따르면 제습기는 대형마트나 홈쇼핑을 가리지 않고 올 여름 최고 히트상품에 등극한 상태다. 장마가 시작된 6월 제습기 판매량은 업체별로 200∼300%이상씩 늘었다. 최근 들어서는 주문 후 최소 1주일 이상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품귀현상까지 나타났다.
현재 업계 추정치와 GFK자료 등을 보면 위닉스와 LG전자가 각각 30~40%대의 점유율로 선두권이다. 위닉스, 코웨이, 청호나이스, 쿠쿠전자, LG전자, 위니아만도 등 대기업과 중소ㆍ중견기업을 가리지 않고 시장쟁탈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제습기 시장은 지난해 50만대에서 올해 80만대로 예측됐지만 급격한 성장으로 150만대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위닉스가 조인성을 광고모델로 쓰는 등 업체들의 활발한 마케팅이 시장이 새롭게 창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자업체가 경기가 좋지 않아 자사 주요 제품을 특별 할인판매 하면서도 제습기 만은 예외로 둘 정도"라고 말했다.
제습기는 무더운 여름철에 습기를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장마가 길어지고 아열대성 기후로 바뀌면서 불쾌지수를 낮추기에 좋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 빨래를 건조할 때 효과적이다. 빨아들인 물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이동성도 좋다.
하지만 제습기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이에 따른 비판도 많아지는 추세다. 소비자단체협의회가 운영하는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제기된 제습기 상담사례는 지난 4월 5건, 5월 21건에서 6월에는 163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처럼 부정적 의견이 늘고 있는 이유는 입소문과 함께 사실과 다른 내용이 전파됐다가 소비자들을 실망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전기요금과 냉방효과. 제습기와 에어컨의 '콘덴싱' 원리는 유사한데 에어컨의 실외기가 제습기 내부에 들어간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로 인해 제습기를 작동하면 더운 바람이 나와 1~5도 가량 실내온도가 상승한다.
업계 관계자는 "선풍기와 제습기를 함께 틀면 에어컨 효과를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는 맞지 않다"면서 "특히 장마가 끝난 뒤 30도 이상으로 기온이 상승하면 더더욱 에어컨 대용으로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즉, 제습기는 냉방기기가 아니라는 것. 폭염이 오면 제습기를 가동했다가 더워서 창문을 열고, 다시 습도가 올라가는 악순환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전기요금 역시 제습 기능에 있어서는 제습기와 에어컨의 차이가 크지 않다. 실제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실험한 결과 제습기와 에어컨의 제습 효율이 비슷하게 나왔다. 에어컨의 제습기능과 제습기를 같은 시간 가동하면 전기요금이 비슷하다는 얘기다.
에어컨 제습기능 전기료는 냉방기능 사용 때의 약 40%.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에어컨 제습기능이 냉방기능과 비슷하게 전력소모가 높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제습기능만 사용하면 필요할 때만 실외기가 작동하기 때문에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다소 과장돼 퍼졌던 제습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 밝혀지면서 강풍이 사그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아직 보급률이 10%대에 그쳐 향후 성장성이 높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