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은행株 파업 영향 촉각

현대車 신차 출시 지연땐 실적에 부정적…한미銀 상장폐지 확정, 주가 영향 없을듯

자동차·은행株 파업 영향 촉각 현대車 신차 출시 지연땐 실적에 부정적…한미銀 상장폐지 확정, 주가 영향 없을듯 한미은행 총파업에 이어 현대ㆍ기아차 파업이 임박해지자 서울증시가 노동계의 하투(夏鬪)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시장 흐름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얼어붙은 투자 심리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벌써부터 지난해 화물 연대 파업이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사례가 재현될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올해는 지난해보다 파업의 강도가 약할 것으로 예상돼 증시에 대한 영향은 과거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자동차 파업이 단기에 그친다면 재고 감소로 긍정적인 효과에 기대를 거는 시각도 많다. ◇자동차 주, 신차 출시 지연으로 타격 우려=이날 시장에선 현대차ㆍ기아차가 나란히 약세를 보였다. 이는 파업으로 신차 출시가 지연되면 실적 관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여진다. 용대인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EF쏘나타 후속 모델로 나올 NF 신차 출시가 연기될 경우, 올 3ㆍ4분기는 물론 올 한해 실적이 감소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반기에 스포티지 후속 모델을 내놓을 예정인 기아차는 실제로 지난해 8월 내놓기로 했던 세라토가 노사분규 영향으로 비수기인 11월에 출시되면서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한 쓰라린 경험을 안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하지만 노사 분규가 미치는 주가 영향을 심각하게 보지 않고 있다. 서성문 동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교섭 상황을 보면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2주 정도 단기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며 “오히려 단기 파업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국내 재고를 감소시켜 주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인 골드만삭스증권은 현대차 파업이 투자 심리에는 부정적이지만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시장에 미칠 파장도 예년보다 적을 듯=화물 연대 파업 등 노사 분쟁 바람이 거셌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파업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노조들이 극한 투쟁 자체를 선언한 데다 노조 요구사항이 정치적 성격에 초점이 맞춰지는 등 파업 강도가 과거보다 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 부장은 “올 해는 경기 침체로 인해 노사가 극단적인 요구 조건을 두고 장기 분쟁이 진행되기 보다는 실익을 얻기 위한 빠른 합의 과정이 예상된다”며 “증시에 미치는 파장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하락장 속에서 하투가 진행돼 쟁의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경우 증시 충격파가 급속도로 확대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미은행 주가 파업여파 아직은 적다=한미은행은 노조의 무기한 총파업 강행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1만5,500원에서 버티는 모습이다. 1만5,500원은 한미은행을 인수한 씨티그룹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 이날 시장에선 한미은행이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주가는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상장 폐지가 사실상 확정된 데다 공개매수가 끝난 상황이기 때문에 파업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적다”고 말했다. 임일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상장 폐지가 백지화하는 극단적인 상황만 배제한다면 주가 흐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한미은행의 파업으로 다른 은행들이 반사적인 수혜를 얻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씨티그룹에 인수된 한미은행은 오는 7월 9일 주주총회를 거친 뒤 상장 폐지를 신청할 예정이다. 홍병문기자 hbm@sed.co.kr 입력시간 : 2004-06-2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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