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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닥친 1일 오전 삼삼오오 모여든 여중생들이 S-OIL의 캐릭터가 놓여진 노란 자판기 앞에서 핫초코가 담긴 종이컵으로 언 손을 녹이고 있다. 장을 보고 지나가던 아주머니는 곡물차를 뽑아 추위를 달랜다. S-OIL이 서울 마포구 공덕오거리 사옥 앞에 설치한 무료 음료 자판기 앞 모습이다.
행인들의 목을 축이고 언 손을 녹이는 '구도일 찻집'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구도일 찻집은 노란색 외양에 회사 캐릭터인 구도일이 옆에 함께 서있는 모습의 무료 음료 자판기로 일반 자판기를 개조해 만든 시설. S-OIL은 본사 앞에 시범적으로 설치했던 구도일 찻집이 인기를 끌자 이를 전국으로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구도일 찻집은 S-OIL 본사가 있는 마포 공덕오거리와 더불어 S-OIL의 사업장이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과 부산 동구 좌천동, 울산 남구 달동에도 최근 새롭게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S-OIL은 지역 주민들과 함께한다는 취지에서 지난해 12월 중순 구도일 찻집을 사옥 앞에 설치했다. 구도일 찻집의 인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해 말 설치 초창기만해도 하루 200잔 수준으로 나가더니 최근에는 일 평균 1,000잔 이상의 음료가 나간다. 관리인이 하루에 4~5번 종이컵과 재료를 공수해야 할 정도다. 메뉴는 핫초코와 10곡차, 녹차라떼 세 가지. 인근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중년 여성과 버스를 기다리는 행인, 인근 학교를 마친 학생들, 점심을 먹은 인근 직장인들이 단골이다. 특히 점심시간이나 학생들이 학교를 마칠 때는 줄을 서서 이용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한다.
구도일 찻집은 애초 나세르 알마하셔 S-OIL 대표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마하셔 대표가 지난해 더운 여름 시민들에게 무료로 물을 제공하자고 제안하면서 음료 제공 활동을 시작한 후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따뜻한 음료를 제공하는 시설로 교체됐다. 마하셔 대표는 자판기 명칭 후보 가운데 '구도일 찻집'이라는 이름을 직접 선정한 데 이어 메뉴도 추위와 허기를 달랠 수 있도록 '스프(SOUP)' 종류로 하자고 제안해 세 가지 차 종류를 구성했다.
S-OIL 관계자는 "이번에 새로 설치한 구도일 찻집도 며칠 만에 이미 하루 삼백잔 이상 나갈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며 "관리 비용보다 지역 주민과 교감할 수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한 만큼 지속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