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고금리상품·CD발행 늘린다

유동성 흡수 대비 자금확보 나서…금리 올라 대출이자 부담 가중


은행들이 정부의 출구전략에 대비해 고금리상품을 대거 선보이고 시장성 수신을 늘리는 등 자금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정부의 유동성 흡수에 대응하기 위해 고금리 상품 출시경쟁을 벌이고 있고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도 늘리고 있다. 예ㆍ적금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가운데 CD발행이 늘어나면서 CD금리도 덩달아 상승,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은행들이 CD발행을 늘리면 CD 공급이 늘어나 가격은 떨어지고 CD금리는 오르게 된다. 은행들은 지난해 7% 이상의 고금리로 발행한 20조원가량의 특판예금 만기가 오는 10월로 다가옴에 따라 4~5%대의 예ㆍ적금 상품을 선보이며 자금마련에 나서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연 8.5%의 금리를 보장하는 후순위채도 발행하고 있다. 또 은행들은 CD 등 시장성 수신도 늘리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 기업은행이 5,800억원의 CD를 발행했고 국민은행(3,550억원), SC제일은행(3,400억원), 농협(2,000억원), 하나은행(1,700억원), 대구은행(700억원) 등도 CD발행에 나서고 있다. 9월 들어 지난 14일 기준 누적 발행금액은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시중은행 자금부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출구전략에 대비하기 위해 고금리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CDㆍ은행채 등 시장성 수신도 늘리고 있다"며 "CD발행이 늘어나면 CD금리도 덩달아 상승해 서민들의 담보대출 이자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은행들은 담보대출 금리상승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정부 정책에 부응해 CD발행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시중금리 상승을 CD금리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출구전략을 앞두고 자금마련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CD발행에 나서고 있다. 은행들의 CD발행이 늘어나면서 CD금리는 이달 1일 2.57%에서 11일 2.59%, 14일 2.61%, 16일 2.63%를 기록하는 등 계단식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CD금리가 3.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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