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기업 가운데 이자보상비율이 100%를 넘지 못한 기업이 30.8%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자보상비율이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과 이자수익을 합한 것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100%를 밑돌았다는 것은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는 이자조차 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자보상비율 100%미만 기업의 비중은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7년 이후 3년 동안 무려 34~45%까치 치솟은 뒤 꾸준히 개선돼 2004년에는 26.4%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수익성을 위협하는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다시 30%로 뛰었다. 고환율과 고유가 등 원자재가격상승, 금리인상 등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 빚어졌던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점이다. 원고ㆍ고유가의 파장이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선물거래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 1ㆍ4분기 수출비중이 50%를 넘은 38개사의 매출액은 직전 분기보다 8.1%나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26.2%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외형에 비해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환율과 유가가 계속 뛰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 상당수가 아직 유가나 환율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달러당 1,011원이었던 원화환율은 920원대에 진입, 불과 넉달여 만에 9%나 급등했다. 유가 역시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65달러 안팎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46%나 뛰었다.
환율하락이 원유가 상승분을 어느 정도 상쇄시키고 있다고는 하지만 기업들이 감내할 수 있는 상황을 넘었다. 환율과 유가 등 원가요인이 매출과 실적에 반영되는 시차가 보통 6개월인 점을 감안할 때 기업들의 수익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빠질 것이 분명하다.
기업들의 수익악화, 적자기업의 증가는 기업들의 비용투자축소와 고용 및 소비감소, 성장둔화로 이어져 어렵사리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경제에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경제활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요망된다. 무엇보다 규제완화와 기업의욕을 고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